부산 출발 이틀만에 대구 도착, 칠곡 다부동전적지 헌화'참배
"휠체어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700㎞를 달립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두 다리로 걸어도 힘든 긴 거리를 휠체어에 의지해 국토종단에 나선 용사(勇士)들이 있다. 주인공은 국가유공자 1급 중(重)상이용사 22명이다.
1급 중상이용사는 전쟁이나 군 복무 중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국가유공자로 전국에 2천여 명이 있다. 이번 국토종단을 계획한 22명은 15일 부산을 출발해 23일 서울에 도착하는 8박 9일의 여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부산에서 밀양을 거쳐 부지런히 폐달을 돌려 17일 대구에 도착했고 18일 오전 경북 칠곡군의 다부동전적지에 들러 헌화 및 참배 시간을 가졌다.
22명의 용사들은 대부분 머리가 희끗희끗한 50, 60대의 고령자다. 힘든 여정을 떠난 이유는 불편한 몸이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잊히는 전쟁의 아픔과 나라 사랑을 국토종단을 통해 말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1967년 베트남전에서 두 다리를 다친 송신남(67) 씨는 "누군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부상으로 삶이 변했을 뿐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하겠다"고 했다.
1986년 9공수여단에서 훈련 중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이억수(48) 씨는 "부상으로 몸이 다쳐도 삶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중요한 것은 부상으로 할 수 없게 된 일들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도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국토종단 수단으로 택한 것은 핸드 사이클이다. 두 발을 쓸 수 없어 두 손에 의지해 폐달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오직 팔 힘에만 의지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9일간 달려야 한다. 하지만 낙오자 없이 전원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들은 2달간 서울 종합운동장, 한강 고수부지 등에 모여 매일 혹독한 연습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중상이용사회 한태호(48) 사무처장은 "이제 3분의 1을 왔다. 중간 중간 고비도 있었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의 격려 덕분에 힘을 얻는다"며 "힘든 순간은 잠시일 뿐, 그 순간을 이겨내고 나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박희관 대구지방보훈청장은 "어려운 시기에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이번 종단을 계획한 상이용사들에게 존경을 표한다"며 "이번 행사가 국민들 가슴 속에 나라사랑과 호국정신이 자림매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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