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발생 20일째를 맞으면서 구미시와 소방서, 경찰 공무원들이 계속되는 비상근무로 파김치가 되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달 27일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하자 사고 현장 인근 구미코에 대책본부를 차려놓고, 김석동 건설도시국장을 주축으로 유관기관과 함께 8개 반을 구성해, 추석연휴는 물론 주말까지 반납하고 24시간 비상 운영해 오고 있다. 이들은 의료구호활동반, 주민 임시대피소 2개소, 특별재난지역 태스크포스(TF) 등에 동원되고 있다.
대책본부는 구미시 직원들과 경찰 등 하루 평균 300여 명씩 3교대로 근무를 해오고 있다. 15일 현재 사고 현장 및 대책본부에 투입된 공무원은 연 인원 4천여 명에 달한다.
사고 수습이 장기화되면서 입원 및 통원 치료하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
구미시 김홍태 투자통상과장은 사고 발생 당시부터 현장과 유족 장례절차 등에 매달리다가 이달 4일 과로로 쓰러져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성근 건설과장도 체력이 고갈돼 11일 입원했다.
구미시 이인재 환경위생과장은 이달 6일 자녀 결혼식에 잠깐 갔다 오는 것 빼고는 줄곧 사고현장과 대책본부에서 사고수습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불산누출사고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남유진 구미시장과 상당수 실'국장 및 과장들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장시간 불산에 노출됐는데도, 사고 수습과 주민들을 위로하는 데 주력하느라고 아직까지 병원도 못 가보고 있는 실정이다.
구미보건소 직원들은 검진을 받으러 온 불산 누출 피해자들에게 봉변도 당했다.
무료 이동검진차량은 구미코와 해평 청소년수련원, 케이엠텍 등 3곳에서 운영되지만, 하루 200명밖에 진료를 하지 못해 진료 시간이 길어지자 일부 피해자들이 보건소 직원을 폭행하는 일도 발생했다.
비상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식사 해결도 쉽지 않다. 구미코에서 가까운 식당을 정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지만 매일 똑같은 밥과 반찬을 20일째 먹고 있다.
그러나 불산 누출사고 수습이 언제 될 지 기약이 없기 때문에 직원들의 피로도는 갈수록 쌓이고 있다.
시청 김모(45) 직원은 "사고가 발생한 뒤 며칠 동안은 집에도 못 가고, 구미코 강당에서 새우잠을 잤다"면서 "주민과 근로자들의 건강과 피해복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내 몸을 챙길 시간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최모(46) 직원은 "비록 몸은 힘들지만 시민들이 격려해주는 말 한마디에 다시 힘을 얻곤 한다"고 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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