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향토음식의 산업화] 대 이은 재첩잡이 어부 조영주 씨

입력 2012-10-13 08:00:00

"섬진강은 갖가지 특산물 쏟아내는 보물상자"

"하동엔 산과 강, 바다, 그리고 기름진 들판이 읍내를 중심으로 30분 거리에 다 있습니다. 그러니 하동사람들 식탁에 오르는 음식은 산나물에서 해산물까지 다양하기 이를 데 없어요."

평생 섬진강에서만 살아 온 조영주(43) 씨는 하동이 자신에겐 보물이라고 말한다. 섬진강과 함께 지리산과 남해 바다, 하동 들녘이 갖가지 특산물을 쏟아내 연중 풍성한 상차림을 보장하기에 그렇단다.

섬진강만 해도 4월 벚꽃 필 무렵이면 민물 굴인 벗굴이 제철을 맞아 손님들을 부르고, 5월이면 본격적인 재첩 철이 열린다. 이후에도 노지수박이 익을 때인 6월부터는 수박향의 은어 떼가 무리지어 강을 거슬러 오르고, 여름철인 7월이면 값비싼 자연산 민물장어 잡이가 시작된다. 9월이면 다시 가을 재첩잡이, 그리고 10월 상강이 지나면 노란 알밥이 가득 찬 민물 참게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고.

특히 연중 딱 4월 한 달간만 나는 벚굴은 '남자한테 참 좋은데…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라는 어느 광고 카피처럼 옛날부터 강정제로 소문 나 있다. 전국에서 벗굴을 아는 사람들만이 소리 소문없이 찾아 오는 진풍경이 연출될 정도로 '봄철 특급 메뉴'라고 귀뜸한다. 어른 손바닥만한 벗굴의 개당 가격은 2만원을 호가한다.

"매년 봄맞이 상춘객들이 전국에서 찾아 와 이른 봄부터 꽃 마중 손님들에게 재첩국 끓여 내느라 바빠서 정신없이 한해를 시작합니다. 재첩국 손님들은 여름을 거쳐 가을까지 계속 이어지니까요."

하동읍 재첩특화마을 조성 초기부터 앞장 서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한 조 씨의 섬진강 재첩사랑은 남다르기로 소문 나 있다.

"섬진강 하류의 염분 농도가 재첩 생태계에 적합합니다. 그러니 최고 양질의 재첩이 잡히고 있는 것이지요. 수백 년 동안 재첩 역사를 이어 온 만큼 우리도 앞으로 수백 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어민들 스스로 섬진강 재첩을 가꾸고 더욱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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