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김동구 회장, '근검 절약' 이인중 회장, '호두형
'대구 회장님은 어떤 스타일?'
대구 주요 기업 CEO들의 개인적인 스타일은 경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CEO의 청렴한 생활이 투명 경영으로 이어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한순간 우연찮은 이유로 몸을 망친 탓에 건강 경영을 부르짖고, '술로 번 돈은 사회 돈'이란 철학으로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강조하는 경영자까지 CEO의 독특한 스타일이 기업 이미지를 좌우하고 있다.
◆과유불급 김동구 금복주 회장
부친에 이어 대구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 금복주 김동구 회장은 애주가이지만 '절주가'로 유명하다. "옛날 어른들은 따뜻한 밥뚜껑에 반주 한 잔을 먹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처럼 모든 술은 세 잔까지 자제만 할 수 있으면 혈액순환 등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길 수 있을 때까지만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지역 대표 주류업체 대표의 절주 스타일은 사뭇 의외지만 모든 것이 넘치면 해가 된다는 그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김 회장도 한때 '주당'은 아니었지만 젊었을 때는 폭탄주 10잔 정도는 가볍게 마셨다.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40대 중반) 술을 마시고 실수하는 일이 한두 차례 생겨나면서 자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그는 딱 기분이 좋을 선까지만 마신다는 철칙을 지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 회장은 항상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최대 규모인 금복장학재단을 통해 한 해 수십억원의 재원을 투입,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쓰고 있다. 실제 2011년 세계육상대회 때 통 큰 기부(50억원)를 했고 매년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근검 절약 이인중 화성산업 회장
60여 년 전통을 가진 화성산업의 이인중 회장은 창업주 이윤석 명예회장의 '근검절약' 자세를 물려받았다. 이 회장과 동생 이홍중 화성산업 대표이사는 재력가이지만 한 번 맞춘 양복은 수선에 수선을 거듭할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한다. 한번은 대구 대표 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명예회장의 해진 양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지역 한 기업가는 "상가에서인지 기억은 옅지만 당시 이윤석 회장님이 천을 덧대 기운 양말을 신은 것을 보고 다른 경영자들의 가슴이 '찡'했다"고 귀띔했다.
대구 CEO들 사이에선 이인중 회장이 차림새로 보면 가장 돈 없는 대표이사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화성의 절약 정신은 경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청렴성은 곧 회사의 투명성과 윤리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화성은 10여 년 전 지역 기업으론 처음으로 윤리 경영과 공정거래 자율실천 선언을 천명하고 이를 실천해오고 있다.
◆'호두형'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
대구백화점 구정모 회장을 빗대 직원들은 '호두형'이라고 부른다. 대외적으론 나서길 싫어하는 은둔형 CEO로 통하지만 안으로는 따뜻한 경영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문을 열고 곧이어 신세계 백화점까지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최대 규모로 들어서는 등 대구 유통시장이 유통 거대 기업의 각축장으로 변하면서 소통 경영을 더욱 단단히 하고 있다.
대백 한 직원은 "임직원과 함께 하는 등산, 식사 간담회 등에서 직원들이 회장님께 즉석에서 셀카를 제안하면 흔쾌히 응하실 정도로 정이 넘치는 분"이라고 했다. 소통 경영이야말로 유통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토종기업인 대백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소신에 따른 것.
현재 대백은 직원 기 살리기의 한 방법으로 'CEO와의 번개' '직원들이 함께 만드는 슈퍼스타 대백D' 등 소통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건강형 SL 이충곤, 캐프 고병헌 회장
SL 이충곤 회장은 건강형 CEO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50대 중반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건강미가 넘친다. 40대에 불쑥 찾아온 건강 이상이 그를 현재의 건강체질로 바꿨다. 육류보다는 채소와 생선을 주로 먹으며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170㎝가 넘는 신장에도 60㎏대의 체중을 수십 년째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소신은 기업의 '군살 빼기' 작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이 화두인 요즘에는 전기료 절감을 위해 사내 전등을 에너지 절감형 LED 전구로 바꿨으며 회장실 역시 절반의 전등은 소등한다. 그러나 인재만큼은 정년이 없을 정도로 중시한다. 건강형 CEO답게 직원들이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SL에서 계속해서 근무할 수 있다.
캐프 고병헌 회장도 건강에선 둘째 가라면 서럽다. 이 회장과는 달리 선천적이다. 그의 어머니도 장수(97세)했다. 타고난 건강으로 캐프 설립 때부터 전 세계를 누비며 바이어들을 직접 만나 시장을 개척했다. 실제로 캐프는 내수보다는 수출 물량이 80% 이상 차지할 정도로 고 회장의 건강 발자취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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