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다 책 고르고 나무그늘 아래 독서삼매경
'숲 속 작은 도서관', 이름부터가 친근하다. 규모는 작지만 누구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독서와 문화, 휴식의 공간이 되고 있다. 또 옛 역사(驛舍)를 리모델링해 주거 지역으로 옮겨 작은 도서관으로 꾸며 주민들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 잡은 도서관도 있다.
◆대구 앞산 '숲 속 작은 도서관'
앞산 고산골 관리사무소 옆과 큰골 앞산 안내도 옆에는 전화부스형 작은 도서관이 있다. 가로·세로 2m 안팎 크기의 도서관은 기존 도서관과는 다르다. 우선 공원에 위치해 있어 환경이 너무 좋다. 무인 도서관이다. 누구의 간섭도 없다. 책상도 의자도 없다. 책을 읽고 싶으면 책꽂이에서 빼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읽으면 된다. 언제까지고 자유롭게 읽은 뒤 제자리에 꽂아두면 된다. 물론 무료이다.
2011년 7월(고산골), 올해 6월(큰골) 개관한 '숲 속 작은 도서관'에는 신간을 비롯해 시집·수필·어린이도서·식물도감·동화·그림책·베스트셀러·만화·월간지 등 700여 권(고산골)과 900여 권(큰골)의 책이 각각 비치돼 있다.
'숲 속 작은 도서관'은 남구청이 앞산을 찾는 주민들이 숲 속에서 자연의 정취를 느끼며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 시민 자율 도선관으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하루 20, 30여 명, 한 달에 1천500여 명이 이용한다. 산책객들이 많은 주말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
지난달 28일 오후 고산골 산책을 나온 김미정(47·여·대구 남구 이천동) 씨는 "산책로와 주변 환경이 좋아 거의 매일 올라오는데. 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찾아 숨도 고르고 책을 읽으며 꼭 머무는 장소가 됐다"고 흐뭇해 했다.
은퇴해 매일 같이 산책을 나온다는 김철환(69·대구 남구 대명동) 씨 역시 "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진 어린이를 볼 때면 그렇게 예쁘게 보일 수가 없다"며 "개관 1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산책 나온 사람들의 작은 쉼터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김 씨는 다만 장르별로 책이 많지 않은 만큼 자주 책을 교체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반야월 역사(驛舍) 작은 도서관'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이던 열차역, 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더 이상 찾는 이도 철로를 따라 달리던 열차도 없다.
'반야월 역사 작은 도서관'이 바로 그것이다. 역사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던 대구 동구청이 역사 외부는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작은 도서관으로 탈바꿈시켜 지난해 11월 동구 신서동 대구선2공원 내에 도서관을 개관한 것이다.
이곳 도서관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4천200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동'어린이 도서가 약 3천100여 권이다. 매주 수요일 안심도서관 사서들이 이곳을 방문해 마녀 복장을 하고 '책 읽어주는 마녀'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
작은 도서관 한쪽에는 '철도 유물전시관'을 마련, 반야월역사에서 사용하던 여객운임표와 선로 전환기, 신호 콘트롤러, 통표 휴대기, 입환전호기, 건널목 및 교량 안내판을 전시해두고 있어 작은 도서관이 옛 열차역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주민 김송희(41·여·대구 동구 신서동) 씨는 "건물만 덩그러니 자리를 차지하던 곳이 도서관으로 재탄생돼 열차 경적 대신 아이들의 책 읽는 소리가 들리니 기분이 새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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