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글로벌 재정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피치, S&P는 올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이달 14일 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이는 S&P가 부여하는 등급 중 다섯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을 부여해 향후 하향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은 2005년 7월 이후 7년 만으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IMF 외환위기 이전 등급을 회복했다.
이로 인해 일본 등의 신용등급을 앞질러 선진국보다 더 높은 수준의 국가로 평가되고 있어 한국의 금융시장에도 4가지 의미있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첫째, 미국 QE3와 ECB(유럽 중앙은행) OMT 시행과 맞물려 주식시장 추가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 향상에 따른 차입청산 가능성이 축소될 것이다. 셋째, 한반도의 지정학적 잠재위험에 따른 평가가치상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된다. 넷째,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시장에서 매수확대(비차익) 등이 기대된다.
한국 신용등급의 꾸준한 상향 조정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 원인은 크게 세 가지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양호한 기반으로 정부의 자금조달 수요는 산업화한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으며, 정부 부채는 점진적인 내림세로 접어들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정부의 부채 부담능력에 대한 근본적 부담을 낮췄다. 이는 한국 경기선행지수의 상대적인 안정과 빠른 회복을 이끄는 요인이 되었다.
둘째, 외환보유고 확대다. 국제 금융시장 내에서의 차입청산과 안전자산 선호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은 외환보유고의 적립에 있다. 지난해 4월 이후 국내 외환보유고는 3천억달러 이상을 유지해 왔다. 올 7월에는 기록적인 수준인 3천140억달러 수준에 도달했으며, 단기 부채의존도는 33.1%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재정위기의 영향을 억제했다.
셋째, 지정학적 할인 요인 반감이다. 북한의 정권교체에도 한국의 신용등급은 오히려 상향조정 되었다. 이는 북한이 중국 정부와의 경제적 협력관계의 강화로 정권교체기 중 폐쇄적인 공산국가의 붕괴 위험이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신용등급 산정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상을 고려할 때 한국은 안정적인 성장성과 자본 조달능력 그리고 지정학적 할인 요인의 소멸 등을 근거로 외국인의 관심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KOSPI와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조정 시기를 비교해 보면,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중·장기 성향의 이벤트임을 알 수 있다. 하향 시에는 시장에 급하게 반영되지만, 상향 조정은 대체로 중장기 추세를 형성하며 진행되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도 유사한 맥락에서 진행될 소지가 커 투자자의 자금유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MF 이후 한국의 신용등급이 A등급 레벨로 복귀한 2002년 상반기부터 장기·비차익 성향이 있는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많이 증가했다. 그리고 2007년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2(피치 A, S&P A에 준함)로 상향한 이후부터 단기·차익성 자금이 합세하는 모습이다. 지금은 단기·차익성 자금과 장기·비차익성 두 자금의 규모가 비슷한데, 한국의 신용등급은 2005년보다 더 높고 글로벌 중 상위권에 준한다. 물론 한국 증시의 규모를 고려해야겠지만 과거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도움말·이흥식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골드클럽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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