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동의보감] 소아·청소년기 불안장애

입력 2012-09-27 14:21:39

절반 정도 성인까지 지속…오장 기능 키우는 처방

정신 장애에 대한 진단은 한두 가지의 검사와 진료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다소 애매한 상태의 경우에는 진단하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질병명이나 치료 경과에 대하여 다른 견해를 보이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기의 정신적 문제를 진단하는 경우 성인과는 다른 조건하에 진단하고 치료하기도 하지만 우울병증이나 불안장애는 성인과 동일한 조건에서 진단하게 된다. 특히 불안장애는 소아'청소년기에서 시작되어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50% 정도이다.

소아'청소년기의 불안장애는 세부적으로 분리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사회공포증, 강박증 등의 다양한 불안증을 포함한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들은 사건이나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불안이며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스스로 이러한 것을 조절하기가 어렵다고 느끼게 된다. 안절부절, 피로, 집중의 어려움, 쉽게 화를 내거나 기분이 예민해지고 근육긴장, 수면장애, 식욕부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학생이라면 학습, 교우관계 등에서 부담을 느끼게 되고 건강에 대한 염려, 체중, 외모 등에 대하여 지나치게 염려를 하게 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불안의 영역이 다른 문제로 옮겨가기도 한다.

이러한 불안 장애를 가지게 되는 소아'청소년의 성격적 특징은 순종적, 모범적, 완벽주의적인 경우가 많으며 자신에 대한 신뢰나 자존감이 약해지고 수행결과를 늘 불안해한다. 또 인정받고 싶은 욕구, 질투심은 많아지게 되어 상대방의 눈치를 보게 되며 의존적 성향이 커진다.

요즘의 소아'청소년의 경우 특히 학습적 부담과 학교 사회활동에서 지나친 경쟁구도가 이루어짐으로써 불안과 관련된 정신적 문제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춘기 즈음에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큰 시점이어서 스스로 정체성을 굳히기 전에 외부적 스트레스가 강한 경우 이러한 정신적 문제에 노출되기가 더욱 쉽다. 소아기의 경우 이른 시기에 부모와의 분리에 따른 분리불안과 관련된 정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정신을 주도하는 에너지로 정(精), 기(氣), 신(神), 세 가지를 중요한 요소로 다룬다. 성장발달의 측면에서는 오장(五臟), 즉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이 균형 있게 발달하는 것과 오장이 각각 중요한 정서를 담당하므로 오장의 기능이 균형을 이루도록 치료한다. 심리적 요법과 관련하여서도 지언고론요법(至言高論療法), 오지상승위치요법(五志相勝爲治療法), 경자평지요법(驚者平之療法) 등을 활용하는데, 이는 현대 심리요법의 은유적 최면요법, 심신의학(心身醫學)적 치료, 탈감작요법 등과도 유사하다.

한약에서는 오장의 기능을 키워주는 처방을 중심으로 치료하며 특히 사춘기에 직면한 청소년의 경우 오장 중간, 신의 기능을 더욱 강화시키는 처방이 매우 유용하다. 불안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 즉 통증, 대소변, 수면문제 등이 있다면 그 증상을 완화시키는 처방을 적용할 수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일컬어지는 사춘기에는 정신적 변화의 폭이 크고 예민해지는 가운데 불안의 증상이 가중되므로 적절한 심리적 치료와 병행하는 것도 좋다. 소아의 경우 부모와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무엇보다 큰 시기로서 자연과 함께하는 외부활동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 유럽에서는 유치원기의 아이들에게 숲속학교 등의 활동은 소아기의 신경정신과적 질병치료에 유의미하다고 이미 보고돼 있다.

정신의 건강은 신체에서 비롯된다.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지만, 역시 균형 있는 식사와 규칙적인 생활,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즐거운 여가활동은 소아 청소년 성인 누구에게나 필요한 사항이다.

도움말'편세현 총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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