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원 펴냄/ 이갑규'김신곤'김봉규 지음
"서구문화에 너무 오랫동안 젖어 살아온 우리는 서구와 우리 것에 대한 혼돈을 넘어 우리 혼의 상실 속에 처해 있는 것조차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이 글이 너무 고답적이라고 느낀다면, 아니 이해가 부족하다고 한다면 자신이 얼마나 서구화되어 있나를 돌이켜 봄 직할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우리들에게 직격탄을 날린다. 한국국학진흥원 대구강원 주임교수인 이갑규와 영남일보 중견 간부들인 김신곤'김봉규. 이들 세 사람이 이 책의 저자들이다. 이 책은 이들 세 사람의 1년여에 걸친 땀의 결실이다.
이들은 한국인의 혼을 누(樓)와 정(亭)을 통해 깊숙이 들어가 밝혀보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누와 정을 택한 것은 현존하는 우리 건물 가운데 가장 많이 남아 있기 때문. 그 가운데서도 정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선조들이 벼슬길에서 물러나 처사로 지내면서 소박한 정자 한 칸을 짓고 저술과 강학 활동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그들의 인격과 학문의 수양 장소이기도 했다. 선비들의 정신과 혼이 깃든 곳이다. 그것이 누와 정을 지금까지 보존케 한 힘이기도 하다. 유교문화의 보고인 영남지역에 특히 누와 정이 많다. 그다음이 호남권이다. 1930년 일제의 통계에 의하면 경상도에 1천295개, 전라도 1천70개, 충청도 219개 등의 순서였다. 경상도 중에서는 예상대로 경북 안동이 97개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이 경남 산청이다. 호남에는 풍류 위주의 정자가 많은 반면 영남에는 소박한 초당 수준의 정자가 더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 책은 누정에 얽힌 행장, 비문, 기문, 상량문, 문집, 실기 등을 참고하고 누정에 실제로 남겨진 시문이나 누정기 등을 통해 선조들의 정신과 풍류, 지혜를 더듬어 간다. 이러한 누정 문화는 선비문화와 불가분의 관계다. 460쪽. 3만5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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