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 역사 모여 민족 역사" 공동체 정신의 근거
우리나라의 족보는 엄연히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우리나라 족보처럼 대대로 이어 오면서 가문의 역사를 기록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족보는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우리 역사의 발자취다. 그러나 물질문명이 득세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요즘 세상에서 족보는 그 소중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족보의 존재
해방 후 근·현대화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급속도로 서양화, 핵가족화되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가족에서 소가족으로, 가족주의에서 개인주의로.
이런 변화 추세로 족보도 마치 전근대적인 유물의 하나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우리의 대를 이어 갈 젊은 세대들은 핵가족 제도의 영향으로 씨족이나 가족제도 등에 관심이 없거나 외면하고 있다. '족보'라는 단어조차 생소해한다. '봉건시대의 유물'쯤으로 여긴다.
족보는 각 가문의 역사책이다. 가문의 역사가 얽히고 쌓이면 민족의 역사가 된다. 족보는 '나'의 존재와 근본(뿌리), 가문의 역사와 조상의 발자취를 알려준다. 서양에도 족보가 있다. 오래 전부터 상류사회에 전해지고 있다. 그들의 족보는 '가족의 수형도'(樹型圖·tree of family)라고 해서 가족의 뿌리와 계보를 기록한 족보, 또는 '가계'(家系'family genealogy)라고 하는 족보를 오래 전부터 기록·유지해 오고 있다. 족보는 중국에서는 종보(宗譜)라 하고 일본에서는 가보(家譜)라 부른다.
우리나라 족보는 세계에서 부러워 할 정도로 잘 발달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고려 의종(18대'1146~1170) 때 김관의가 지은 '왕대종록'(王代宗錄)이 처음이다. 고려왕실의 계통을 소개한 내용이다. 조선시대에는 사대부 집안에서 사적으로 족보를 간행하기 시작했다. 현존하는 족보 중 1476년 조선 성종 7년 '안동 권씨 성화보'가 체계적인 족보 형태를 갖췄다고 한다. 이후 1565년 명종 20년 '문화 유씨 가정보'가 간행된다. 이를 표본으로 가문마다 족보를 간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7세기 이후 대부분 족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계보학의 종주국으로 손꼽힌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의 계보학 자료실에는 600여 종에 1만3천여 권의 족보가 소장돼 있다.
◆족보의 종류
▷대동보(大同譜)=같은 시조 아래에 각각 다른 계파와 본관을 가지고 있는 씨족을 함께 수록하여 만든 족보이다.
▷족보(族譜)·종보(宗譜)=본관을 단위로 역사와 집안의 계통을 수록하고 있다.
▷세보(世譜)·세지(世誌)=한 종파 또는 그 이상이 같이 수록되어 있다. 동보(同譜), 합보(合譜)라고도 한다.
▷파보(派譜)'지보(支譜)=시조로부터 시작하여서 한 종파만의 이름과 벼슬, 업적 등을 수록한 책이다.
▷가승보(家承譜)=본인을 중심으로 수록한다. 시조부터 자기 윗대와 아랫대에 이르기까지의 이름과 업적, 전설, 사적을 기록한 책으로 족보 편찬의 기본이 된다.
▷계보(系譜)=한 가문의 혈통관계를 표시하기 위해 이름만을 계통적으로 나타낸 도표다.
▷가보(家譜)·가첩(家牒)=편찬된 형태, 내용에 상관없이 동족 전부에 걸친 것이 아니라 자기 일가의 직계에 한하여 발췌한 세계표(世系表)를 가리킨다.
▷만성보(萬姓譜)=만성대동보(萬姓大同譜)라고도 한다. 국내 모든 성씨의 족보에서 큰 줄기를 추려내어 모아놓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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