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웅도 경북타워

입력 2012-09-20 11:00:00

'비극적인 가로등' '철사 다리로 만든 깡마른 피라미드' '강철을 연결해 만든 꼴 보기 싫은 기둥'…. 에펠탑을 처음 세울 때 프랑스의 지식인과 문화예술가들은 갖은 언사를 다 동원해서 비난하고 조롱했다.

파리 시민들은 "쓸모없고 흉물스러운 탑에 대해 모든 정력과 분노를 다해 항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설가 모파상은 에펠탑이 보기 싫어 매일 에펠탑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는 일화도 전한다.

이처럼 파리의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숱한 미움을 받았던 에펠탑은 프랑스혁명 100주년이 되던 해(1889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의 상징물로 시선을 끌기 위해 세운 철탑이다.

그런데 그토록 애물단지처럼 여겼던 에펠탑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로 파리와 프랑스를 상징하는 철탑이 될 줄이야…. 에펠탑은 당초 설립 20년 후에는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그만뒀다고 하니 이 또한 아이러니이다.

아무튼 우아함과 단순함 그리고 현대성의 아이콘이었던 에펠탑은 이후 제 몫을 톡톡히 하며 매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불러들이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에펠탑 없는 파리와 프랑스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중국 상하이의 동방명주탑도 도시의 상징 타워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도 그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도가 도청 이전 소재지 신도시 조성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신도청 시대정신 포럼'을 열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각계의 전문가들은 '경북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신도시 건설' '경북의 뜻과 멋과 맛을 담은 신도시 조성' '독도와 각 시군의 대표적인 명승지 축소판 설치' '공공청사의 랜드마크로 세계적인 관광명소화' '신도청 소재지의 아이덴티티 강화' 등 다양한 고견을 내놓았다.

도청 이전과 신도시 조성은 웅도 경북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과업이다. 신도시를 명품 도시로 만들려면 경북의 정체성과 경북민의 자존심을 담은 규모 있는 상징물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파리의 에펠탑처럼, 상하이의 동방명주탑처럼 예술성 높은 대형 타워를 세운다면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면서 경북의 수많은 관광자원과 문화유산을 연계하며 신도시의 발전을 견인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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