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댜오위다오, 일본에서는 센카쿠열도라고 부르는 동중국해 내 작은 섬들의 영토권을 둘러싸고 양국이 격렬히 부딪치고 있다. 섬을 실효지배하고 있는 일본이 거액을 들여 국유화를 추진하면서 큰 싸움판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 댜오위다오 해역은 해상 무력 시위장으로 변했다. 중국은 16척에 이르는 해양순시선과 어업지도선을 파견해 해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본 또한 중국 선박의 센카쿠해역 진입을 견제하기 위해 그들이 가진 가용 순시선을 총동원했다. 이 해역엔 일본 전체 순시선 121척 중 50척이 투입돼 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도 있었다. 이 가운데는 40㎜ 기관포를 장착한 1천t급 아소함도 포함돼 있다.
세계 제2'3의 경제 대국들이 한 치의 양보 없이 치고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유쾌하지 않다. 아니 걱정스럽다.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양국의 충돌에서 독도가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독도와 댜오위다오는 같은 듯하지만 다르다. 댜오위다오는 역사적으로 중국 영토였다지만 지금은 일본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영토였고 대한민국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다. 댜오위다오는 시시비비를 가릴 여지가 남아 있다. 독도는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가 없다.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중국은 1372년 댜오위다오가 첫 발견된 이래 줄곧 자기네 영토였다고 주장한다. 영토 분쟁이 격화되자 중국은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라는 기록이 적힌 사료 8건을 내놨다. 그 가운데 일본일감(1555년)에는 '명나라가 해양 조사를 거쳐 댜오위다오를 대만 부속 도서에 포함시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댜오위다오 영토권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것은 1895년 청일전쟁의 결과다. 전쟁에 패한 청나라는 시모노세키 조약에 따라 거액의 전쟁 배상금을 물고 랴오둥반도와 대만을 일본에 할양했다. 댜오위다오는 당시 '대만의 부속 도서로서' 일본에 강제 할양됐다.
중국으로서는 힘이 없어 영토를 빼앗긴 억울함이 있다. 전쟁으로 빼앗긴 영토인 만큼 전쟁을 해서라도 되찾아오자는 전쟁불사론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당연 땅을 찾고 싶었겠지만 중국은 지금까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해 왔다.
독도는 512년 신라 지증왕 당시 우산국이 신라에 병합된 당시부터 우리 영토다. 일본이 침략 전쟁을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이를 인정한 기록이 다수 존재한다. 나아가 독도는 대한민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다. 애당초 영토 분쟁이 존재할 수 없는 땅이다.
독도나 댜오위다오 문제의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일본의 침략 전쟁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본은 이 같은 침략 전쟁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있어 국가가 개입했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생떼를 쓰는가 하면 난징대학살 같은 과거사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하지 않아 이웃 국가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일본에는 전범이 없다'며 일본의 침략 전쟁이 주변 국가에 안겨줬던 고통을 부인하는 것이 노다 일본 총리의 역사 인식이다. 시진핑 차기 중국 국가 주석이 이 같은 일본의 그릇된 역사 인식에 대해 "일본국 내 일부 정치세력이 이웃 나라와 아'태 지역 국가에 남긴 전쟁의 상처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한 술 더 떠 댜오위다오 국유화라는 코미디극을 연출하고 있다"고 질타할 정도다.
센카쿠열도를 갖고서도 독도까지 눈독을 들이는 일본은 오늘날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약화시키려는 모든 행동들이 센카쿠 문제에서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센카쿠열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주장하려면 그들 또한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지배를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간다면 이번 사태에서 보듯 중국은 이보다 더한 조치로 일본의 실효지배를 무력화해 나갈 것이다.
일본은 선택을 해야 할 때다.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지배를 인정하고 센카쿠열도에 대한 실효지배를 인정받을 것인가, 아니면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센카쿠에 대한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아들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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