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오수 역류, 하천에 '콸콸'…동화천 하수관로 용량 부족

입력 2012-09-20 10:09:35

비 온 후 유입량 크게 늘어…주택가 맨홀까지 '쓰레기 분수'

팔공산에서 흘러내려 오는 생활오수가 정화 처리되지 않은 채 금호강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대구 북구 동변동 동화천에 매설된 차집관로 처리 용량이 오수를 받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대구 북구 동변동 동화천과 금호강 합류지점. 신천하수처리장 인근에 위치한 맨홀에서 오수가 분수처럼 솟아오르고 있다. 오수가 하수처리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금호강으로 역류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동화천과 금호강이 오염되는 것은 물론 오수에서 나오는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주민 서민경(30'여) 씨는 "하천에서 올라오는 악취가 온 동네에 퍼져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다"며 "오수가 솟구쳐 오르는 것이 그대로 보여 불쾌하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김재봉 주민자치위원장은 "오수에서 올라오는 악취로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며 "하루빨리 하수관로를 정비해 하천 오염과 주민 고통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동화천에 매설된 차집관로는 지름 700mm로 팔공산에서 동변동까지 이르는 오수 3천~4천t을 매일 이송'처리하고 있다.

차집관로를 통과한 오수는 인근 신천하수처리장에서 정화, 금호강으로 흘러가도록 돼 있다. 1995년 차집관로를 매설할 당시에는 오수량이 많지 않아 오수가 하수처리장으로 이송'처리되는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004년 인근에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처리해야 할 오수량은 많아진 반면 용량은 늘어나지 않아 차집관로가 불어난 오수를 모두 차집하지 못하게 됐다.

게다가 대구 시내에서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오는 오수량과 수십 배 차이가 나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역류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좁은 차집관로에 오수가 넘쳐나게 된 것. 비가 올 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동화천 차집관로는 합류식 관로로, 오수와 빗물까지 모두 모으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동화천에 지름 700mm 차집관로를 추가로 매설해 오수 처리 용량을 늘릴 계획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늦춰지고 있다.

대구시 물관리과 관계자는 "지난해 설계를 마치고 올해 차집관로 설치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못 했다"며 "올 3월 환경부에 예산을 요구한 상태로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이른 시일 내로 하천 수질 환경이 개선돼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