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불리는 투자의 시기가 아니라 가진 돈을 지키는 관리의 시기다.' 요즘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재테크 빙하기'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안정성 높은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원금보장형 ELS 발행액은 지난해 7월 5천431억원에서 올 7월 1조5천651억원으로 3배 정도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액은 2조5천126억원에서 1조8천836억원으로 감소했다.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되어 투자 수익이 결정되는 ELS의 원금보장형은 원금 손실 우려가 없어 일반적인 파생상품에 비해 위험이 적은 상품으로 분류된다.
원금보장형 DLS 발행도 크게 늘었다. 발행액이 지난해 2분기 2조1천880억원에서 올 2분기 4조2천357억원으로 두 배 정도 늘었다. DLS는 ELS를 확장한 금융상품으로 주가 및 주가지수 외에 실물자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뒤 기초자산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장기 국고채 수요도 급증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달 11일 채권시장에 첫선을 보인 국고채 30년물에는 사자 주문이 쇄도하면서 하루 만에 배정물량이 거의 소진됐다. 삼성증권은 이날 리테일(소매) 배정물량(1천200억원)의 대부분을 판매했으며 SK증권은 500억원의 배정물량을 모두 소화했다. 동양증권에서도 리테일 배정물량 30억원과 기관 배정물량 780억원이 전량 매진됐다.
특히 이날 국고채 30년물의 금리는 연 3.02%로 마감됐다. 이는 같은 날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한 국고채 20년물 금리 3.05%보다 0.03% 포인트 낮은 것이다. 만기가 길수록 채권 금리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금리의 기본 상식이 깨진 이유는 투자자들이 국고채 30년물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더 낮은 금리로 사자 주문을 냈기 때문이다.
또 최근 해외채권형펀드 자산 규모도 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금까지 해외채권형펀드로 유입된 금액은 8천16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펀드에서는 2조7천485억원이 빠져나갔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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