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한때 60곳 성업…판매·대리점 과밀 경쟁에, 인터넷 판매에 밀
"보증금 없이 내놔도 가게가 안 나가요."
12일 오후 대구 중구 통신골목. 중앙파출소에서 봉산육거리까지 400여m 거리 양쪽으로 빼곡히 자리 잡은 60여 개의 휴대폰 판매점은 한산했다. 이전에 많았던 호객 행위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임대 문의'를 크게 써 붙인 가게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오소영(25'여) 씨는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통신골목을 찾았는데 이상하리 만큼 한산하다"며 "장사가 잘 되지 않는지 상인들도 기운이 많이 빠져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의 대표 명물거리인 동성로 통신골목이 활기를 잃었다. 휴대폰 가게 5곳 중 1곳은 문을 닫았고, 새로 들어오려는 세입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휴대폰 판매점 경쟁이 심해지면서 통신골목도 예전처럼 장사가 안 되기 때문이다.
통신골목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70여 개의 가게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3, 4개월 전부터 하나둘씩 가게 문을 문을 닫기 시작해 지금은 20여 개가 문을 닫았다.
통신골목 가게의 폐업이 늘어난 것은 동네마다 휴대폰 대리점이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통신기기 판매업소는 2007년 801곳에서 2008년 861곳, 2009년 989곳, 2010년 1천262곳 등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대리점의 등장도 통신골목의 쇠퇴를 가져온 요인이다. 한 대리점 직원은 "다른 가게와의 경쟁에다 인터넷에서 가격을 알아보고 오는 손님들도 많아 마진이 크게 줄었다"며 "우리 가게의 경우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직원을 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성로의 경우 카페골목, 로데오골목 등 같은 업종의 업소가 모이는 골목상권이 발달해 통신골목에도 다른 업종이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동성로상가번영회 이찬우 사무국장은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상인들이 권리금을 받지 못한 채 나가는 경우가 수두룩 한데 통신골목 특성상 다른 업종도 들어서기가 쉽잖아 당분간은 빈 가게가 나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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