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상품에 밀려 한때 시들 유럽금융위기로 다시 인기
회사원 한지윤(33'여) 씨는 최근 적립식 펀드를 해약하고 3년 만기 적금에 가입했다.
한 씨는 "국내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원금 손실 우려가 높아 적금으로 갈아탔다. 지금은 돈을 불리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적금이 서민들의 자산 운용 수단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적금은 서민들의 목돈 마련 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적립식 펀드 등 투자 상품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졌다. 하지만 최근 유럽발 재정 위기에 따른 증시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적금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등락을 거듭하던 적금 가입자가 올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1년짜리 적금의 경우 올 1월 13만5천900계좌에서 3월에는 13만7천500계좌, 5월에는 13만9천 계좌, 7월에는 14만300계좌로 증가했다.
특히 8월에는 14만600계좌를 기록해 지난해 8월 11만6천700계좌에 비해 20.4%(2만3천900계좌)가 늘었다. 3년만기 적금도 올 1월 3만 계좌에서 3월에는 3만800계좌, 5월에는 3만1천200계좌, 7월에는 3만1천900계좌, 8월에는 3만2천200계좌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적금 잔액도 크게 증가했다. 1년 만기 적금 잔액은 올 1월 3천696억원에서 8월에는 4천470억원으로, 같은 기간 3년짜리 적금 잔액은 1천891억원에서 2천152억원으로 급증했다.
NH농협은행 대구본부도 지난해 8월 말 1'3년 만기 적금 잔액이 848억5천800만원에서 올 8월에는 902억8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국내 6개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농협)의 적금 잔액은 37조7천20억원으로 지난해 말 34조2천676억원에 비해 10% 정도 늘었다.
적금의 화려한 귀환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관련이 깊다. 그동안 적금은 적립식 펀드의 인기에 밀려 주춤했지만 주식시장이 오랫동안 갈지자 행보를 보이면서 적금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것.
김정동 대구은행 상품개발팀 차장은 "최근 적립식 펀드에서는 순유출이 계속되고 있는 반면 적금은 꾸준히 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고객들이 자산을 불리기보다 지키는 것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이 특판 행사를 통해 적금 판매를 강화한 것이 적금 증가로 이어졌다. 경기 침체로 증시 상황이 당분간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적금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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