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문화예술계 한목소리
최근 항소심 무죄 판결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대구경북에 유치, 소장해 '지역 대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의 국립박물관, 문화예술계 등은 "상주에서 발견된 '상주본'인데다 기증 의사를 밝힌 소유권자인 조모(67) 씨와 실소유자 배모(49) 씨 모두 지역민인 만큼 지역에 소장하는 것이 맞다"며 "대구와 경북의 국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연구 및 보관, 관리, 전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의 경우 이미 서울의 간송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만큼 지역에서 발견된 판본은 지역에서 소장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특히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경우 대구고등법원 등 지역에서 재판이 열려 전국 어느 도시보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현재 상주본을 보관 중인 배 씨 역시 8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주본 지역 기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배 씨는 "기증되더라도 서울에 전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엔 간송본이 전시돼 있기 때문에 상주본은 국립대구박물관 등 지역 박물관에 전시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경북도는 훈민정음 상주본 지역 소장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일단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구경북의 국립박물관에 기증받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대구시 김대권 문화체육국장은 "당사자 의사부터 확인할 계획"이라며 "당사자들을 만나 기증 여부와 기증 절차 등에 대해 협의하겠다" 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계 역시 상주본의 지역 소장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립대구박물관 함순섭 관장은 "기증이 가능하다면 지역 박물관에 소장하는 것을 대환영한다"며 "상주본의 가치와 인기를 감안할 때 박물관뿐 아니라 해당 지역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예총 문무학 회장 또한 "문화의 수도권 집중은 정치, 경제보다 더하다. 문화 지방분권 차원에서라도 상주본을 지역에 가져와야 한다"며 "지역의 문화재는 지역에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2008년 상주에서 발견됐지만 소유권 및 절도 여부를 두고 민'형사 소송이 잇따랐고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상주본은 최근 항소심에서 절도 혐의를 벗은 배 씨가 보관하고 있지만 소유권은 민사 소송 결과에 따라 조 씨에게 있고, 조 씨는 국가 기증 의사를 밝혔다. 상주본은 간송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간송본에 비해 보존 상태가 좋고 학술적 가치도 더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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