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대구 특강 김정주 NXC 대표

입력 2012-09-07 10:30:24

"개발 게임 60개 중 78개가 잘될 뿐 국내 1위 회사지만 갈 길 아

김정주 NXC 대표가 6일 오후 대구 노보텔에서 자신의 성공 스토리와 경영철학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김정주 NXC 대표가 6일 오후 대구 노보텔에서 자신의 성공 스토리와 경영철학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6일 오후 대구 노보텔 지하 2층 샴페인홀. 게임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김정주(44)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가 강단에 올라서자 500여 명이 우레같은 박수를 보냈다.

김 대표는 이날 대구 대표 게임업체 KOG가 마련한 '제50회 KOG아카데미'에서 이종원 KOG 대표와 대담 형식으로 강연을 했다.

"일반적으로 유행하는 게임을 조금만 고쳐서 내놓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누가 봐도 '이게 되겠어?'라고 의문을 다는 아이템은 성공할 수 없어요."

그는 자신의 성공 요인에 대해 역발상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 최초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고 온라인게임 아이템 유료 판매 모델을 처음 만들어낸 것도 그런 사고에서 비롯됐다는 것.

김 대표는 넥슨이 시가총액 10조원 규모로 국내 1위 게임 회사지만 자신이 볼 때는 여전히 허약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수치적으로는 넥슨이 지금까지 잘 성장해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상을 보면 넥슨이 개발한 60개의 타이틀 가운데 7, 8개 타이틀만이 잘 되는 편이죠.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닌텐도나 세가 등 일본의 유명 게임업체들이 1, 2년 잘못해 무너지는 사례가 보여주듯이 게임산업만큼 부침이 심한 곳이 없어서 계속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좀 더 활발한 글로벌화를 통해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데 이를 두고 글로벌화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지만 아직 미약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내시장이 작아 늘 고민이에요. 우리나라보다 더 크고 안정적인 시장에서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죠. 각 나라에서 현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회사를 꾸준히 만들고 싶어요."

김 대표는 넥슨이 일본 상장을 한 것도 그 같은 과정에서의 한 단계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넥슨의 일본 상장 이후 '넥슨은 일본 회사인가'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청중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열정을 가지고 하라는 주문을 했다. "즐겁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두라. 재미있는 생활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

또 성공의 잣대를 수치상에 두지 말고 자신이 하는 일에 정말로 만족하느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1994년 넥슨을 창립했다. 그는 지난해 포브스가 발표한 '2011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자산 20억달러로 세계 595위에 올랐고 넥슨 일본법인 시가총액 등을 고려할 때 국내 부자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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