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식 이야기] 김치(3)

입력 2012-09-06 14:19:57

주원료 배추 흰부분 얇고, 무는 머리부분 파래야

나라마다 채소류의 저장 수단으로 소금이나 식초에 절이는 등의 절임 음식이 있다. 우리의 김치가 다른 점은 상대적으로 여러 가지 젓갈과 향신료를 사용하는 것, 그리고 발효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고려시대부터 파'마늘'생강'여귀'갓'미나리'산초'부추를 사용했다. 조선 중기부터는 고춧가루를 사용했다. 조선 말기에는 굴'마늘'생강 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부재료 종류가 늘어나면서 김치도 발전했다. 자세한 '김치의 역사'는 이렇다.

고려시대의 김치는 오늘날과 달랐다. 단순히 채소를 소금에 절여 저장에 주목적을 둔 '짠지'가 많았다. 젖산 발효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절임류'였다.

조선 초기에는 소금을 적게 사용하거나 전혀 사용하지 않는 '담저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젖산 발효가 이뤄졌고, 새콤한 맛이 곁들여지게 됐다.

조선 중기부터는 채소를 일단 절인 다음 다른 부재료를 첨가해 김치를 담그는 방법을 썼다. 그러면서 김치 보관법도 함께 발달하게 됐다. 소금을 적게 사용하면 김치가 쉽게 시기 때문에 김치를 독에 넣어 밀봉한 후 돌로 누른 뒤 땅에 묻어 숙성시키는 방법이 나타난 것.

조선 말기에는 김치를 일단 절인 후 씻은 다음 다시 담그는 방법이 보편화됐고, 양념도 다양하게 넣었으며 소금 대신 젓갈류를 넣고 해산물과 육류를 함께 담그는 '저채류'가 만들어졌다. 동치미'섞박지'총각김치'배추김치 등이다. 1800년대에 '결구배추'(잎이 여러 겹으로 둥글게 겹쳐서 속이 차는 배추)가 우리나라에 확산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통배추김치'보쌈김치가 만들어졌다.

김치하면 늦가을에 담그는 '김장김치'다. 가장 맛이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 이유는 가을에 나는 배추가 가장 고소하고 수분도 적당해서다. 또 늦가을 기후는 김치 숙성에 최적이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 김치에 넣을 부재료가 풍부하고, 특히 고추의 수확 시기이기도 하다.

김치 맛은 시각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고추의 빨간색이 선명해야 좋다. 또 고추는 너무 맵거나 싱거워서는 안 된다. 매운맛뿐만 아니라 감칠맛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 젓갈'마늘'파'생각'찹쌀풀'과일류'해물류 등 부재료는 모두 감칠맛을 다채롭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주원료인 배추와 무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배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한다. 발육 온도는 20℃, 결구(발육 이후 배추 속이 차는 과정) 온도는 15도가 최적이다. 배추가 어는 피해를 감당할 수 있는 최저 온도는 영하 8도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배추가 자라는 데는 60~90일이 걸린다. 김장용 배추의 가장 좋은 조건은 포기당 무게가 3㎏, 둘레는 70㎝, 길이는 42㎝ 정도다. 다듬은 후의 무게는 2.3㎏가 좋다. 배추를 고를 때는 중륵(흰 부분)이 얇은 것이 좋다.

배추김치의 양념 속으로 많이 쓰이는 무는 몸이 단단하고 물이 많으며 머리 부분이 파랗고 잎은 벌어진 것이 좋다. 동치미용 무는 무청이 싱싱하고 윗부분이 파랗지 않은 중간 크기의 것이 좋다. 총각무는 작고 단단하며 무청이 싱싱한 것이 좋다. 대체로 무는 표면이 매끄럽고 속이 단단하며 수분이 많은 것이 좋다. 좋은 무는 황토에서 자란다.

배추와 무만큼 김치를 결정하는 재료인 고추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고추의 매운 맛이나 붉은 빛깔은 고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건조 방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요즘은 고추를 말릴 때 주로 열풍건조 방법을 사용한다. 고추를 고춧가루로 만들 때 분쇄 과정에서 철분과 고추씨가 많이 들어가면 좋지 않다. 고추는 꼭지가 가늘고 뾰족하며 씨가 적으면서 껍질이 두껍고 바싹 마른 것이 좋다. 고추는 빛깔이 진홍색이 들고, 표면에 주름이 생겼을 때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이 가장 많다. 이때 수확한 것을 맏물고추라고 한다.

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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