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10 지역 적출술, 대구가톨릭대병원 150건·경북대병원 10
B형 간염이 결국 간경화로 악화돼 말기 간부전 및 신부전증을 동시에 앓고 있던 김형우(60'가명) 씨. 혈액투석을 받다가 상태가 악화돼 사경을 헤매던 김 씨는 뇌사자의 간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받는 수술로 새 생명을 얻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센터에서 12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이뤄진 결과. 하지만 장기기증이 없었다면 수술 자체도 불가능했다.
최근 10여 년 새 신장, 간, 각막 이식 수술이 급증하고 있다. 국립장기이식센터에 따르면 2010년 국내에서 이뤄진 전체 장기이식 수술은 3천148건. 이 중 신장, 간, 각막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골수, 심장, 폐, 췌장 등의 순서다. 신장의 경우 2001년 554건에서 2011년 1천639건으로 약 3배 늘었고, 같은 기간 간은 205건에서 1천210건으로 6배가량, 각막은 204건에서 609건으로 3배나 늘었다. 올해 벌써 신장 1천208건, 간 817건, 각막 357건의 수술이 이뤄져 지난해의 70%에 육박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장기 적출술 및 이식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08~2010년 3년간 생존'뇌사'사후 기증자를 대상으로 한 지역 대학병원의 적출술은 대구가톨릭대병원 150건, 경북대병원 101건, 계명대 동산병원 79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이식술은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간 이식이 161건, 경북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의 신장 이식이 각각 112건, 92건에 이른다. 특히 뇌사자의 장기가 이식된 비율은 간은 20%, 신장은 40%에 이를 정도로 활발해졌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기증 희망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이식을 받기는 쉽잖다. 지난해 말 기준 이식대기자는 1만9천479명. 올 6월엔 2만3천360명으로 늘었다가 8월엔 2만2천710명으로 줄었다. 두 달 새 650명이 이식수술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만큼의 대기자가 끝내 수술을 받지 못하고 기다리던 중에 숨졌다는 뜻이다.
얼마 전 아버지를 떠나보낸 주부 박임주(38'가명) 씨. 고혈압, 당뇨와 힘겨운 싸움을 하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 고통이 끝났음에 안도해야 하지만 못내 아쉽기만 하다. 바로 신장 이식술 때문. 40대에 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당뇨 때문에 8년간 혈액투석을 받았다. 결국 4년전쯤 신장 이식을 받기로 하고 대기자 명단에 올렸다. 첫 연락이 온 것은 올 초였다. 조직적합 판정까지 받았지만 결국 수술을 받지 못했다. 8년째로 접어드는 투석 때문에 체력이 고갈돼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스스로 죽음이 임박한 걸 아셨는지 수술을 마다하셨어요.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매일 죽음을 바로 곁에 두고 사는 고통을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유일한 희망이 신장 이식인데…. 기다리다가 결국 지쳐서 돌아가신 것이죠."
지난해 기준으로 4년 이상 대기자는 무려 5천972명으로 전체 대기자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대구지역은 이식 대기자가 1천525명으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곳에 속한다. 서울(1만1천857명), 부산(1천526명)만이 대구보다 많고, 나머지는 광주 443명, 인천 367명, 대전 351명, 울산 316명 순이다. 지역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
그럼에도 불구, 대구지역의 장기기증 희망자는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장기기증 희망자는 79만8천여 명. 올 6월까지 108만3천여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대구의 기증 희망자는 3만3천여 명에 불과하다. 인구 1만 명당 기증 희망자는 134명으로 전국 평균 158명보다 모자라고, 7대 도시 중에서 6위다. 서울은 235명, 울산은 205명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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