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윤성환 불운, 강명구 발로 끝냈다

입력 2012-09-06 09:57:55

잘 던지고도 승운 없어 윤성환 또 '조마조마'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에서 7회말 삼성의 3루 주자 강명구가 LG 투수 리즈의 보크로 득점을 올린 뒤 더그아웃 앞에서 윤성환과 얼싸안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에서 7회말 삼성의 3루 주자 강명구가 LG 투수 리즈의 보크로 득점을 올린 뒤 더그아웃 앞에서 윤성환과 얼싸안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에 앞서 삼성 선수들이 고(故) 장효조 전 감독 1주년 추모를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에 앞서 삼성 선수들이 고(故) 장효조 전 감독 1주년 추모를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쌕쌕이' 강명구가 '불운의 키워드' 오른손 투수 윤성환의 마법을 풀어줬다.

윤성환은 올 시즌 14차례 선발 등판해 11번의 퀄리티스타트(6회 이상 3실점 이하)를 했지만 겨우 5승(5패)을 건졌다. 평균자책점은 팀 내 1위(0.302). 그러나 유난히 승운이 닿지 않은 윤성환이었다. 지난달 29일 KIA전에서 6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4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던 윤성환이 5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무실점 호투로 모처럼 연승을 이어갔다.

삼성은 이날 윤성환의 눈부신 호투와 LG 리즈의 보크를 유도한 대주자 강명구의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결승점을 얻어내며 LG를 1대0으로 눌렀다. 박한이는 1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역대 두 번째로 12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의 대기록을 완성했고, 마무리 오승환은 세이브를 추가해 시즌 처음으로 세이브 단독 선두에 올랐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지닌 윤성환은 흔들림이 없었다. 송곳 같은 제구에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커브를 장착한 윤성환은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까지 안타 6개를 허용했지만,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7개를 솎아냈고 위기 관리 능력도 뽐냈다. 3회 무사에 연속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빠졌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고 6회에도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을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하지만 윤성환은 이날도 타자들의 지원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다. 삼성 타자들이 직구 최고구속 160km를 넘는 LG 선발 리즈의 공을 좀처럼 때려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다렸던 구원병은 7회가 되서야 나타났다.

7회 선두타자 이지영이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류중일 감독은 대주자를 강명구로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정형식의 희생번트로 2루에 간 강명구는 조동찬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김상수 타석 때 리즈의 견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홈스틸을 감행했다. 리즈는 당황했고, 투구동작서 발을 빼 보크가 선언됐다. 삼성과 윤성환이 그토록 기다렸던 득점이었다.

리드를 잡자 삼성은 8회 안지만에게 두 타자를 맡긴 뒤 곧바로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은 8회 2사부터 9회까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31세이브째를 기록한 오승환은 두산 프록터와 롯데 김사율을 제치고 처음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

박한이는 1회 첫 타석에서 공을 중견수 앞에 떨어뜨리며 올 시즌 100번째 안타를 만들어냈다.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12시즌 연속 100안타 이상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박한이는 1993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2008시즌까지 16시즌 동안 세 자릿수 안타를 쳐낸 양준혁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연속해서 세 자릿수 안타를 만들어낸 선수가 됐다.

광주에서는 SK가 KIA를 6대3으로 누르며 2위 롯데 추격에 나섰고, 대전에서는 한화가 두산을 6대5로 물리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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