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구조조정 태풍 예고…금융권 1천여업체 세부평가

입력 2012-09-05 09:58:32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1천 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구조조정 심사 대상에 올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금 사정 악화로 신용도가 크게 떨어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은행들이 신용위험 세부평가를 통해 중소기업 1천355개(잠정치)를 선정,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신용위험 세부평가는 금융권에서 50억∼500억원의 돈을 빌린 중소기업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없는 곳을 추려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이번에 세부평가 대상에 오른 중소기업은 평가가 정례화된 2009년 이후 최다 규모다. 2009년 1차 평가(신용공여액 50억∼500억원 외감법인) 대상이 861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57.3%나 증가했다. 또 지난해 1천129개에 비해 20%나 늘어났다.

지역 은행 한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과 관계되어 있어 정확한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지역 기업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세부평가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해서 모두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무더기로 구조조정 심사 대상에 오른 것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고 영업 기반도 취약해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사 대상에 오른 중소기업의 퇴출 여부는 10월 말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세부평가를 마치고 금융감독원과 결과를 조율하는데 두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여 최종 심사 결과는 10월 말쯤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심사 결과는 4등급(A∼D)으로 분류된다. B등급을 받으면 신속 금융지원 제도(패스트 트랙)를 통해 회생 가능성을 타진 받게 된다. 하지만 C등급을 받으면 워크아웃, D등급을 받으면 법정관리 대상으로 분류된다. 올해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C'D등급을 받는 중소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지역 은행과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은 "건설'부동산'정보기술(IT)'운송업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예년보다 C등급이나 D등급을 받는 중소기업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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