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만 재단화 이유는?" vs "효율성 추구 인력 전문화"

입력 2012-09-04 10:24:12

오페라재단 공청회 찬반 평행선

대구시가 추진 중인 오페라재단 설립을 둘러싸고 3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여론수렴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지만 결국 찬성파와 반대파 서로의 의견 차만 확인한 채 끝이 났다. 대구시를 대표해 재단화 찬성론을 펼친 김대권 문화체육국장, 시기상조론을 펼친 대구시의회 이재녕 문화복지위원장,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를 대표한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광현 사무처장, 음악계를 대표한 원로음악인협회 김정길 회장, 조두진 매일신문 문화부 차장과 김봉규 영남일보 체육부장 등 6명의 토론자들은 2시간이 넘도록 논의를 벌였지만 간극을 좁히진 못했다.

이재녕 위원장은 "수많은 문화 장르 중 유독 오페라만을 재단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며 다른 장르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오페라하우스와 시립오페라단, 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등 3개로 나뉜 조직상의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면 오페라하우스 관장을 축으로 하는 수직 계열 조직 통합을 통해 재단화 없이도 얼마든지 통합의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단화의 이점으로 거론되는 '기업 메세나 활성화' 부분에 대해서는 재단 난립과 향토기업 부재, 문화기부에 대한 토대 미흡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이에 대해 김대권 국장은 "재단 설립 시 현재 제각기 오페라 제작 기능을 가지고 있는 3개 조직 통폐합을 통한 운영의 효율성 추구와 함께, 공무원의 개입을 줄이고 인력을 전문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예산 집행의 유연성 면에서도 재단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방식을 유지할 경우에는 예산 항목의 틀에 얽매여 시민의 혈세가 정작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방청객으로 참석한 지휘자 황원구 씨는 "재단화 없이 3개 조직을 통합할 경우 결국에는 총액임금제와 지방재정법이라는 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시 산하 조직이 갖는 불합리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단화가 해법"이라고 재단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조광현 처장은 "전체 대구시 문화정책이라는 관점에서 법인화로 갈 것인가 아닌가부터 논의가 된 후 오페라재단 문제가 거론돼야 한다"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좀 더 양질의 공연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인가 하는 부분인데 과거 경험을 봐서는 오히려 악영향이 빚어진 사례도 많았다"며 재단 설립 이전의 면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결국 이날 논의는 가닥을 잡지 못한 채 이렇게 끝이 났다. 원로음악인협회 김정길 회장은 "오늘의 토론회를 봤을 때 시에서 좀 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 토론회가 끝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활발한 논의를 통해 재단 설립의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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