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명예훼손 증가…상반기 상담 건수 22% 늘어

입력 2012-09-04 07:46:05

올해 상반기 사이버 명예훼손 관련 상담 건수가 지난해보다 22.4% 증가했다. 피해 장소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휴대전화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올 1~6월 사이버 권리침해로 접수된 상담이 411건이었고, 이 가운데 62.5%에 해당하는 257건이 명예훼손 관련이었다. 모욕(49건), 성폭력(8건), 스토킹(16건)에 대한 상담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총 상담건수는 364건에서 12.9% 증가했고, 명예훼손 관련 건수는 210건에서 22.4% 늘었다. 모욕(68건) 상담은 19건(27.9%) 줄었지만 성폭력(7건)과 스토킹(15건)은 각각 1건씩 많아졌다.

피해 발생 공간은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 카페가 92건(22.4%)으로 가장 많았고, 게시판 82건(20%), 블로그 30건(7.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게임(20건), 휴대전화(19건), 미니홈피(9건), 채팅(10건), 메신저(2건) 등에서 피해가 일어났다.

휴대전화에서 피해를 봤다며 상담을 요청한 경우는 지난해 상반기 6건에서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게시판과 카페에서의 피해는 지난해 상반기 118건, 81건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심의위는 "명예훼손은 게시판과 카페 등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공간에서 모욕과 성폭력, 스토킹은 1대1로 대화하고 내용이 금세 사라지는 게임, 채팅, 메신저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권리침해가 증가하는 가운데 악성댓글 등을 방지하는 제동장치였던 제한적 본인확인제(인터넷 실명제) 의무화가 지난달 23일부터 폐지된 상황이어서 피해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심의위는 "본인확인제가 폐지됨에 따라 악성 댓글과 사생활 침해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며 "지난 6월부터 악성 게시물을 올린 사람의 주소를 몰라도 이름과 이메일 주소만 알면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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