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
지방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다 연극이 좋아 대학로에 뛰어들었다. 여러 극단을 전전하다 배우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연출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배우는 텄다 싶어서 연출을 시켰더니 그것도 젬병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프로듀서였다. 그리고 한국 뮤지컬사에 길이 남을 '맘마미아 신화'를 만들어냈다.
'박명성'이라는 이름 석자는 한국 뮤지컬 분야의 전설로 통한다. 최초의 라이선스 뮤지컬 '더 라이프'를 시작으로 '맘마미아' '아이다' '시카고' 등 초대형 뮤지컬을 잇달아 성공하면서 자신과 자신의 기획사인 신시컴퍼니를 공연계의 중심에 우뚝 서게 했다. 특히 맘마미아는 2003년 국내 초연 이래 연일 흥행 성공신화를 새로 쓰며 2011년 12월 1천 회 공연을 돌파했다. '국민 뮤지컬'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라는 이 책은 열정과 도전으로 점철된 그의 공연기획 노트이다. 그의 첫 번째 책 '뮤지컬 드림'이 자신의 공연계 입문 이야기와 함께 뮤지컬의 성공과 실패에 관한 분석을 실었다면 이 책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프로듀서의 역할과 한국 공연문화의 비전을 논하고 있다.
Part 1에서는 신경숙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연극과 뮤지컬로 제작하는 과정을 그렸다. 지은이는 처음 '엄마를 부탁해'를 연극으로 만드는 데 상당히 고심했다고 털어놨다. 문학과 연극이 서로 완전히 다른 장르이기 때문에 문학을 각색하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인데다 독백이 많고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없는 소설의 특성상 무대로 옮기기가 어려운 스타일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라는 것. 또 신경숙 작가가 관람한 첫 공연에서 가시방석에 앉은 듯하게 조마조마했다는 지은이의 마음과 배우 손숙 씨와 김성녀 씨 등 자신의 작품에 열의를 쏟은 이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하고 있다. Part 4에서는 1년간의 지방투어와 1천 회 공연 기록을 달성한 '맘마미아'의 무대 뒤 이야기를 싣고 있다. 지은이는 맘마미아 지방투어 공연을 할 때 극장을 찾아가 관객인 척 로비에 앉아 공연을 본 관객들의 행복한 표정을 관찰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고 덩달아 행복했다는 그는 '공연 하나에 이토록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공연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런던에서 만든 맘마미아가 아닌 세계의 관객들을 감동시킬 '한국의 맘마미아'를 꿈꾼다고 포부를 밝힌다.
이 책에는 지은이와 같이 작업을 했던 공연 분야의 많은 이들이 나온다. 이는 프로듀서의 일을 제대로 해내려면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지은이의 철학을 내포하기도 한다.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의 꿈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꿈을 완성해내는 사람이 프로듀서라고 강조했다. 결국 '사람이 전부'라는 진리 아닌 진리를 지은이는 말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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