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돈줄 가뭄…7년 만에 최저치

입력 2012-09-01 08:00:00

증시에 돈줄이 마르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까지 더하면서 주식시장은 시쳇말로 '멘붕' 상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는 증시에 대한 리스크 우려도 있지만 경기가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에서 비롯됐다. 자산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국내 증시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도 돈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상장주식 거래대금(유가증권시장 기준)은 총 84조5천300억원 정도로 월평균 주식거래대금이 100조원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대금이 178조7천43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월 평균 주식거래액이 100조원을 밑돈 것은 올 4월부터 내리 다섯 달째다. 4월 99조3천억원이던 거래대금은 5월(98조5천억원), 6월(81조4천억원), 7월(90조원)까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심리가 상당히 약화돼 증시 반등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빠르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가계 부채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억제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실물자산 가치 하락이 경기침체를 가속화하는 자산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위축되면 부동산으로 이동하기 마련인 목돈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식시장도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신음하고 있다. 세계 주식시장의 거래량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 성장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주식거래 대금은 3조7천억달러(한화 약 4천195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2005년 7월 이후 최저치였다. 총거래대금이 10조달러를 넘어섰던 2008년 1월보다도 3분의 2 정도 줄어든 규모다.

특히 선진국 시장에서 침체가 두드러졌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경우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이 전달보다 15% 정도 감소했다. 런던 증권 거래소도 하루 평균 전월보다 10% 이상 줄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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