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시작한 '살풀이 춤'…이젠 일상이죠"
"화려한 부채춤보다 무겁고 슬픈 남도 무악인 시나위 장단에 맞춰 정중동의 춤사위를 풀어내는 살풀이춤이 제 적성에 딱 맞아요."
이달 중순(18, 19일) 개최된 제10회 화순전국국악대제전 무용 부문에서 '이매방류 살풀이'춤으로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향토 춤꾼' 박영숙(58) 씨.
얼핏 보면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후 음악교사와 음악학원 운영을 하다가 40세를 훌쩍 넘겨 취미생활로 시작한 한국무용으로 전국 규모 국악제에서 대상까지 거머쥐게 된 것. 입문 15년 만의 일이다.
대상 수상작인 '이매방류 살풀이'는 맺고 풀어냄을 기본으로 한 춤사위의 기교가 빼어나며 부드럽고 강한 춤사위 가운데 한과 멋과 흥을 표현하는 춤. 박 씨는 이 같은 살풀이춤의 특징을 누구보다 우아하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평소 전통문화에 흥미가 많았지만 특히 춤에 관심이 많았죠. 처음 입문했을 때 춤 스승님께서 제게 소질이 있다고 말씀하신 게 지금까지 춤을 추게 된 힘이 됐습니다. 음악을 전공해 장단에 몸을 실어 표현하는 능력도 남보다 빨랐던 것 같습니다."
대구에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한국무용가 백현순, 황정환 씨 등을 사사한 박 씨는 이번 국악대제전을 앞두고 특별히 짬을 내 연습을 한 적은 없다. 춤에 입문한 이래로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춤에만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밥 먹고 춤추고 밥 먹고 또 춤추고…. 춤을 출 때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어느덧 춤이 일상이 돼 버린 거죠."
7년 전엔 조그마한 개인 연습실도 마련했다. 노년을 즐겁게 살라며 한국화가인 부군이 마련해 준 공간이다. 이곳에서 박 씨는 회원 6, 7명의 '박영숙 무용단'을 꾸려 춤 연습과 함께 재능봉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영숙 무용단은 지난 7년 동안 매월 1, 2차례 장애인단체, 복지관, 양로원, 노인요양병원에서 한국무용과 판소리 등을 공연해 오고 있다.
"전통춤을 접한 지 15년이 흘렀지만 춤사위는 늘 새롭기만 합니다. 이제 큰 상을 받고 보니 전통문화 보급과 후배양성에도 앞장서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음악 인생에서 새로운 춤 인생을 이어가고 있는 향토 춤꾼은 춤을 통해 지역에 봉사할 기회를 보다 많이 갖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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