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왜 열대는 죽음의 땅이 되었나

입력 2012-08-25 07:57:34

왜 열대는 죽음의 땅이 되었나/크리스천 퍼렌티 지음/강혜정 옮김/미지북스 펴냄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와 국제위기감시기구는 '어느 해의 강우량이 정상보다 유난히 적은 경우, 이듬해에 사소한 충돌이 총력전으로 비화할 위험이 두 배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펜타곤은 2008년, 극단적인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식량불안이 점차 심각한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흔히 기후 변화 하면 빙하가 녹고, 섬나라가 물에 잠기는 장면을 상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기후 변화가 지구 곳곳에서 갈등과 전쟁, 이민과 배척, 기아와 죽음을 야기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구 반대편의 개발도상국들이 경제적 파탄과 반군 게릴라, 난민들로 국가 붕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 선진국들은 요새 국가로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기후 변화로 곤경을 겪고 있는 나라들은 하나같이 냉전 시대의 대리전쟁과 군국주의, 그리고 신자유주의로 역사적 왜곡을 겪은 나라들이라는 것이다. 케냐,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인도, 파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브라질, 멕시코 등의 나라가 이들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발전한 선진국들도 안전하지 않다. 기아, 질병, 광신, 폭력으로 점철된 나머지 세상이 결국에는 '무장한 구명정'을 전복시킬 테고, 모두가 같은 늪으로 빠져들 것이다.

저자는 비극적인 재앙의 현장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래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려 한다. 저자는 선진국들이 적극적이고도 진보적인 '완화'와 '적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의 탐사 보도 전문기자이며 현재 뉴욕시립대 객원교수다. 기상이변이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지, 그것이 정치와 군사적으로도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478쪽, 1만9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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