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갑자기 설사를 하는 반려견이 늘어나고 있다. 한 보호자가 다섯 마리의 반려견이 모두 설사를 한다고 동물병원을 찾았다. 분변 검사를 하니 설사의 원인은 오염된 물로 밝혀졌다. 저녁에 새로 물을 갈아줘야 하는데 물통에 물이 남아 있어서 그냥 두었는데, 더운 날씨 때문에 물의 상태가 좋지 않아 장염을 유발한 것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물을 반려견 물통에 오래 담아두는 것을 피해야 한다. 가능하면 하루에 2, 3회 정도 물을 신선한 것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은 어떤 물을 먹여야 하는지다. 이에 대한 답은 '신선한 물'이다. 요즘 낙동강이 녹조현상으로 푸른 이끼가 끼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탓에 수돗물을 끓인 후 식혀서 식수로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정수기 물이나 생수는 가능하면 적은 양의 물을 주며, 물통에 많은 물이 남아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정수기 물은 실온에 오래 노출되었을 경우 변질될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 정수된 물에는 세균이나 원충류가 쉽게 번식하여 반려견에게 장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염된 물을 섭취할 경우 원충성 질병인 지알디아나, 아메바에 감염되어서 점액변과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고 장기간 지속 시에는 사망할 수도 있다. 이는 특히 어린 반려견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이질도 식수를 통해 그 원인균이 전파된다. 주로 나이가 든 성견이나 면역력이 약한 노령견에서 발생한다. 이질이 의심될 경우 가까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링거액을 투여하여 탈수를 막아줘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쓰던 식기는 끓는 물에 소독을 하거나 새것으로 교체해 줘야 한다. 그리고 주변을 소독하여 전파를 예방한다.
더운 날씨일수록 물 공급은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다. 반려견의 일일 물 섭취량은 체중 1㎏당 60∼80㏄ 정도이며, 소변량은 1㎏당 30∼40㏄ 정도 봐야 정상이다.
소변의 색이 짙은 노란색이거나 냄새가 많이 나는 경우는 탈수가 많이 되거나 물의 공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철에 반려견이 잘 지낼 수 있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너무 가까이서 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반려견이 냉방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고, 물을 충분히 공급해 탈진하지 않도록 주의를 바란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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