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해 아침부터 기다려…하루 10시간 가량 가동 걱정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나자 지역아동센터가 전기료 때문에 끙끙 앓고 있다.
저소득층 아동을 위해 설립된 지역아동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려는 아이들이 몰려들면서 전기료 부담이 늘어 걱정이 크다.
1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의 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10명이 에어컨과 선풍기 주위에 둘러앉아 공기놀이를 하고 있었다. 방학 중 센터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초등학교 1학년인 국영이(가명'7)는 이날 오전 10시에 센터에 도착했다. 센터에 오면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맛있는 간식도 먹고 친구들과 재밌게 놀 수 있기 때문.
국영이는 "집에 있으면 더운데 여기(지역아동센터)에 오면 찐빵도 먹을 수 있고 시원한 에어컨이 있어 정말 좋다"며 활짝 웃었다. 한경희(48'여) 아동센터장은 "밖에 나가서 잘 뛰어놀던 아이들도 센터 안에 모여앉아 나갈 생각을 안 하니 애들을 위해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어둔다. 센터에 등록하지 않은 아이들도 친구를 따라 센터에 들어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다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는 돌봄이 필요한 지역 아동들을 보호하고 급식과 놀이 등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시설로 저소득층 아동들이 대부분이다.
대구 동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장은 이번 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쳐다볼 엄두가 안 난다. 집에 에어컨이 없거나 부모가 전기료 부담 탓에 에어컨 사용을 아끼자 아이들이 오전 8시부터 센터 앞에서 기다리는 바람에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에어컨을 틀기도 한다.
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지역 8개 구'군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총 175곳. 이 중 운영비 지원 기준을 통과한 지역아동센터 149곳은 등록 아동 숫자와 센터 규모에 따라 매달 210만~465만원의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으나 이 운영비 안에 직원 인건비와 아동 프로그램비, 건물 관리비 등이 다 포함돼 있다. 여름과 겨울철에는 냉'난방비 부담이 크지만 계절 특성에 따른 추가 지원은 없다. 서울시는 올여름 폭염에 대비해 지역아동센터에 냉방비를 각 1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나 특별 예산이 없는 대구시는 이러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를 지원하는 복지단체들도 기부 실적이 줄어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사 관계자는 "올해는 성금 모금이 저조해 지역아동센터 겨울철 난방비 지원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여름철에는 기부 관심이 낮아 예산을 확보하기 더 어렵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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