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을 지문의 감정을 살려 한번 읽어 보자. (올림픽을 보며 한국선수가 골에 성공했을 때의 마음으로) "잘 한다!", (상대방의 행동을 나무랄 때의 마음으로) "자~알 한다!", (상대방을 부러워하는 마음으로) "잘 한다…."
'잘 한다'라는 메시지는 같은데 지문의 감정에 따른 목소리에 따라 상대방이 느끼는 수신의 메시지는 달라진다. 물론 말하는 사람의 의도도 같은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정서적 신호는 말투, 목소리로도 표현된다. 그런데 이런 정서적 신호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불일치하게 되면 공감과 소통이 원활해지지 못한다.
다양한 실험과 연구에 의하면 메시지의 내용과 목소리의 정서가 일치했을 때 발신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고 분명하게 전달이 된다고 한다. 기쁜 내용의 이야기는 활발하고 기쁨에 찬 목소리로, 슬프거나 안타까운 이야기는 침울하고 슬픔에 찬 목소리로 들었을 때 이야기에 관심을 더 많이 보이고 집중한다는 것이다. 결국 상대방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있어 목소리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관리자가 부하 직원에게 이번 달 실적이 좋아서 회식하게 되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데 관리자의 목소리가 저음에 나지막한 음성으로 속도도 느리게 말을 한다. 이때 직원들에게 어떤 회식으로 느껴질까. 물론 관리자는 본인의 감정 상태나 기분이 좋지 않아 목소리에 신경을 쓰지 못한 채 그렇게 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아 직원들은 혼란에 빠진다.
'왠지 회식에 갔다가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가지 말까?' '진짜 실적이 좋아서 회식하는 게 맞나?'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모순된 정보를 받아들인 뇌는 정서적으로 일관된 심상을 형성하려고 애를 쓰면서 메시지의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해 인지적 작업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다시 말해 상대방에게 한 개의 공을 던질 때와 두 개의 공을 동시에 던질 때 공에 집중하여 공을 정확하게 받을 수 있는 차이와 같다고 본다.
공감지수를 높이고자 한다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내용에 맞는 목소리의 일치된 발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소통에 괜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표정만큼이나 나의 목소리도 상대방이 더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연기자들은 정말 대단한 공감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어쩌면 그렇게 정서적 신호를 대본에 잘 맞추어 일치시킬까.
우리의 인생도 한 편의 영화다. 연기자처럼 완벽하게 대본을 소화해 내기 위한 표정과 목소리 연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박순임<글로벌공감교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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