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한식당 100선] 경북, 전통의 맛집은

입력 2012-08-02 14:12:58

육회'곰탕'콩국…인심 팍팍 입소문 가업 기반

프랑스는 500여 년 명성을 이어온 파리 '아르꼴 레스토랑'을 비롯해 100년 이상 된 레스토랑들을 관광문화자원으로 육성하고 있다. 일본에도 540년 동안 일본인의 사랑을 받아온 교토의 메밀국수집 '오아리야'(尾張屋) 등 오래된 식당들이 많다. 우리나라에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식당들이 있다.

##유사상호 늘어 '편대장' 붙여

◆영천 편대장 영화식당=1962년 장옥주(75) 할머니가 성내동에서 '영화식당'이란 상호로 시작했다. 처음엔 소금구이 전문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1973년 시외버스터미널이 이전할 때 함께 이사를 해 39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 영화식당이 육회 전문식당으로 정착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고기를 구워 먹으러 온 단골손님이 원하면 가끔 해주던 특별한 맛이 알려지면서 육회전문집으로 정착했다. 요즘은 이름을 '편대장 영화식당'으로 바꿨다. 전국에 유사 상호를 쓰는 업소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상호에 아들의 별명인 '편대장'이란 이름을 붙인 것. 셋째 아들 철주 씨도 2004년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주 장옥주 할머니는 요즘도 영천 본점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손수 육회 고기를 장만하고 양념도 한다. 부드럽고 살살 녹는 맛이 특징이다. 영천 금노동 582, 054)334-2655.

##소고기 모둠수육 전국으로 택배

◆영천 포항할매집=1950년 영천에 큰 시장이 생기면서 포항에 살던 임작지'한경화 씨 부부가 영천에서 식당을 열었다. 시장 안에 가마솥을 걸고 곰탕을 끓여 밥장사를 시작한 것이 올해 63년째다. 2대는 며느리 이순덕 씨, 3대는 이 씨의 자녀 임현진'채근 남매가 대를 잇고 있다. 이 씨의 둘째 딸 임수진 씨는 울산에서 분점을 하고 있다. 3남매가 가업을 잇고 있다. 포항할매집이란 상호는 '포항에서 이사 온 할머니'라는 의미로 친근하게 불리던 '포항할매'가 자연스럽게 식당 이름이 됐다. 이순덕 씨는 요즘도 새벽같이 영천공설시장 안에 있는 가게에 나와 고기를 삶고 손질한다. 대표메뉴는 소머리곰탕이다. 영천공설시장 터가 1950, 60년대 우시장이었던 덕분에 도축장에서 신선한 쇠고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소머리와 발, 위, 혀 등으로 구성된 모둠 수육도 인기다. 인심이 좋고 맛있는 집으로 소문이 나 전국에서 택배 주문도 많이 들어온다. 영천 완산동 982-3 영천 공설시장 제2지구, 054)334-4531.

##두부 삶은 물 나눠주다 주업으로

◆경주원조콩국=경주원조콩국의 시작은 두부공장에서 시작됐다. 1956년 시장통에서 두부공장을 하던 이문용 씨가 두부를 만들 때 콩 삶은 물을 굶주린 이웃들에게 나눠주면서 콩국집으로 전환하게 된다. 지금은 2대 배정국(68)'이순목(63) 씨가 장사를 하고 있고 딸 은숙 씨에게 가업을 넘겨 줄 예정이다. 콩국은 국내산 콩으로 만든다. 콩국은 식사대용이라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운전기사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최근에는 경주를 찾아온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경주 황남동 142-2, 054)743-9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