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과녁 뚫은 마지막 화살…女신궁 코리아 7연패 순간

입력 2012-07-30 08:55:34

여자 대표팀 대위업 달성…중국과 피말리는 명승부, 흔들림없이 '명중'

여섯 번 치러진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여자 양궁팀에게 금메달을 기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금메달을 못 따는 건 이변이다. 이런 기대는 양궁 대표팀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그래서 양궁 대표팀은 경기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훼방요소를 견뎌내느라 별의별 훈련을 다하며 금빛 담금질을 해왔다.

최소한이 금메달. 양궁대표팀은 자신의 실수를 동료가 만회해줄 수 있다는 끈끈한 신뢰를 쌓으려 한라산 산행 등을 실시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고의 자리를 아무에게도 내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대표팀의 최현주(28'창원시청)는 맏언니다.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어려운 평가전을 뚫고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지만 국제경험은 미천했다. 최현주는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유소년이나 상비군, 주니어 대표로도 뛴 적이 없다. 최현주가 국내 대회에서 올린 가장 좋은 성적은 작년 전국체전 여자 일반부 개인전 동메달이다. 국제대회 경력도 올해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 두 차례 출전한 월드컵이 전부다.

그러나 최현주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번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는 베테랑 이성진과 기량이 뛰어난 기보배 사이에서 활을 쏘았다. 국제경험이 부족한 만큼 부담을 줄여주고자 한 코치진의 작전이었다. 부족한 맏언니는 결승전에서 최고의 기량으로 동생들을 이끌었다. 4엔드까지 쏜 8발 합계 점수는 이성진(66점)'기보배(69점)보다 많은 75점. 동생들을 이끈 맏언니의 힘이었다.

이성진(27'전북도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한 베테랑.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해 2관왕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보냈지만 그 뒤는 국제무대서 잠잠했다. 2007년 말 오른쪽 어깨를 다쳐 진통제를 주사하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뛰는 투혼까지 불살랐으나 결과는 탈락. 수술과 재활을 거쳐 따낸 2012년 런던 티켓. 이성진은 올림픽 단체전에서 첫 번째 사수 역할을 맡았다. 이성진은 빨리 화살을 날려 동료에게 제한시간에 여유를 주며 풍향'풍속을 읽어 후속 궁사들에게 정확히 알려줬다.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인형 같은 얼굴과 안 어울리는 두둑한 배짱을 지녔다. 2010년 2월 대학을 졸업한 뒤 윤옥희, 주현정 같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 태극마크를 단 기보배는 월드컵에서 두 차례 연속으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고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하나, 은메달 하나를 따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윤옥희, 주현정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한 비록 막내지만 단체전에서는 승부를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발사자로 나섰다. 중국과의 결승전. 마지막 발 9점 이상이 아니면 동점 또는 역전을 허용하는 상황서 기보배는 전혀 흔들림 없이 골드 화살을 쏘았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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