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페스티벌 4년째 기획 이상경 공간울림 대표
꼭 어디론가 떠나야만 휴가는 아니다. 도심에 머무른다 하더라도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휴가다. 지금 대구에서는 이달 21일부터 2주간 '대구, 도나우가 흐르다'라는 주제로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한여름 축제를 기획한 이는 전문예술단체 '공간울림'을 맡고 있는 이상경(53) 대표다. 그녀가 서머 페스티벌을 처음 연 것은 2009년. 하우스 콘서트로 시작한 그녀의 '울림'이 15년을 맞이하면서 스스로 기특하다는 생각에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한번 벌여봐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모차르트의 클래식 음악만 들으며 보낼 수 있는 2박 3일간의 페스티벌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를 기획했다. 네덜란드에서 유학한 파이프오르가니스트이기도 한 이 대표는 "유럽의 작은 마을 축제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많은 예산이 들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게 순수예술을 즐길 수 있는 놀이마당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그녀의 '장난' 같은 상상력이 해를 거듭하며 발전했다. 15주년 기념 페스티벌이었던 만큼 다음 해를 기약한 행사가 아니었지만 함께 공연했던 재즈팀이 "내년에는 바흐 곡을 편곡해 보겠습니다"고 하면서 2010년에는 '유쾌한 바흐'라는 주제로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는 주제를 나라로 옮겨가 '러시아로 가는 음악여행'을 기획했고, 올해는 공연과 렉처, 마스터 클래스에다 처음으로 콩쿠르까지 추가돼 '오스트리아'를 주제로 2주 동안 축제의 장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에게 클래식을 들으며 여유로운 휴가를 보내도록 하겠다'는 이 대표의 겁없는 시도가 대구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으면서 한결 풍성한 기획이 가능해진 것이다.
뿌리는 클래식에 뒀지만 장르도 한결 다양해졌다. 종이인형으로 공연되는 인형극 '마술피리'(8월1, 2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는 오스트리아 MOP인형극장팀이 대구를 찾아 오스트리아 전통 손인형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음악은 모두 직접 라이브로 연주함으로써 어린아이들도 별 거부감 없이 즐겁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바리톤 정록기 씨가 들려주는 '대구, 詩(시)가 흐르다'(2일 오후 8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는 가곡을 통해 시와 음악이 하나 되는 즐거운 시간이다. 네오 트래디셔널 재즈팀이 들려주는 '사운드 오브 뮤직, 재즈를 입다'(3일 오후 8시 봉산문화회관 가온홀)는 3명의 우리나라 재즈 뮤지션들이 꾸미는 무대다.
순수예술의 설 곳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요즘 클래식으로만 구성된 순수음악 축제를 만들어 가꾸어 나가고 있는 이상경 대표. 다소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사람 냄새 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이 대표는 "공간울림을 운영해오면서 한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어린이들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만들며, 국경 없는 '문화'라는 코드를 통해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나름의 세 가지 철학을 세웠다"며 "서머 페스티벌이 대구가 음악을 통해 세계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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