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력의 시네마 이야기] 국제영화제 출품은 어떻게

입력 2012-07-26 07:41:14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그러했듯 우리 영화계가 국제영화제에 작품을 상영하는 것이 대단히 희귀한 일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칸, 베를린, 베니스 등 3대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세계적인 영화제에 작품을 상영하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국제영화제에 작품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그전에 '출품'이라는 표현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한다는 의미는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영화제 상영을 위한 심사를 받기 위해 작품 자체를 제출한다는 뜻으로 쓰이며 일반 관객들에게는 영화제에서 본 상영을 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영화제에 작품을 상영하기 위한 출품방법은 '공식출품'과 '비공식출품'으로 나뉜다. 공식출품은 영화제의 웹사이트나 포스터 등에 공고된 출품 마감 일정에 따라 출품신청서를 작성하고 상영하고자 하는 작품의 DVD나 원본 필름 등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출품된 작품들은 예심위원이나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심사를 거쳐 상영작으로 결정된다. 이에 비해 비공식출품은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을 확보하기 위해 영화제 측에서 먼저 초청의사를 밝히고 출품 의뢰를 하거나 평소 친분이 있는 영화제 관계자와 제작자 상호 간의 연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예도 있다. 또한, 영화제의 현지 프로그래머가 각국의 영화제나 영화 관련 기관 등을 방문하여 작품을 확보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후자의 출품방법이 영화제에 상영될 확률이 더 높다.

이런 절차를 거쳐 출품되는 작품의 수는 적게는 수천 편에서 많게는 1만 편이 넘어 영화제의 예심은 수개월 동안 진행되며 많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출품할 때에 출품료를 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출품료는 우리 돈으로 몇 만원부터 수십 만원에 이르는데 유독 국내에서 개최하는 국제영화제는 출품료를 내는 행사가 거의 없다. 아마 출품료를 징수하고 싶겠지만, 대다수 자국영화제가 출품비를 받지 않는데 먼저 선뜻 시행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부터 8월에 개최되는 베니스영화제 상영작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올해도 많은 한국영화가 영화제를 통해 세계의 관객들에게 선보여지고 다시 돌아와 우리 관객들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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