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담합 조사에 CD금리 '뚝'

입력 2012-07-20 10:06:34

3일 연속 매일 0.01%P하락 조작 사실일땐 소송 줄이을 듯

올해 4월 9일부터 3개월 넘게 꿈쩍 않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사흘 연속 떨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CD 금리 담합 의혹 조사에 착수한 직후부터다. 문제는 CD 금리 담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다. CD 금리를 기초로 하는 대출 상품과 파생 상품에 대해 관련자들이 대거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CD 금리

공정거래위원회의 CD 금리 담합 의혹 조사가 시작되자 4월 이후 3개월간 꿈쩍 않던 CD 금리가 17일 이후 사흘 연속 매일 0.01%포인트씩 떨어졌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91일물 CD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연 3.22%를 기록했다. CD 금리는 올 4월 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연 3.54%로 변동이 없었다. 한국은행이 이달 12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연 3.27%로 내려앉았고 13일 연 3.25%로 하락한 정도였다. 하지만 공정위가 CD 금리 담합 조사에 나선 이달 17일부터 CD 금리는 매일 0.01%포인트씩 하락, 3일 동안 연 3.25%에서 3.22%로 0.03%포인트 낮아졌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파생상품시장 움직임을 감안할 때 CD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업계의 예상이다.

이와는 별개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은 이날 CD 대체금리 개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날 열린 단기 지표금리 제도개선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는 CD 금리를 대체할 단기 지표금리 개발과 CD 발행 유통 활성화 방안 등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집단 소송 초읽기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은 CD 금리 담합 조작이 사실로 밝혀지면 금융회사를 상대로 부당 이익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CD 금리가 0.5%포인트 떨어지면 은행권 이익이 연간 1조8천억원가량 줄어든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CD 금리 연동 주택담보대출 등 CD 금리 관련 대출에 엮인 금융소비자가 부지기수여서 역대 최대 규모 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CD 금리가 수년 전부터 적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해배상 요구 범위가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CD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의 대외신인도에 타격이 오고 있어서다. 현재 CD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규모는 4천50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CD 금리가 조작으로 판명되거나 논란 끝에 폐기될 경우 현재 영국의 리보 조작 사태와 같은 국제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파생상품 청산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파생상품업계 관계자는 "CD 금리가 조작으로 판명난 뒤 다른 대체금리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대체금리는 하루아침에 안정되는 게 아니므로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파생상품을 대거 청산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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