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 돋보기] 방학중 수학'과학 선행학습

입력 2012-07-19 14:04:23

1학기 수업내용 복습 우선…성적보다 실력 향상에 중점

방학이 곧 시작된다. 이때쯤이면 방학계획을 미리 세워보는 시간이다. 학교 다닐 때 시간이 없어 하기 힘들었던 여행이나 체험활동을 계획할 수도 있다. 또한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기 위해 공부계획을 세우기도 할 것이다. 더구나 예년에 비해 방학이 대체로 짧아 미리 계획을 짜지 않으면 후회만 남는 방학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방학계획을 세울 때는 너무 거창한 목표보다 실천 가능한 계획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 방학 동안 공부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아이가 지칠 가능성이 있고 또 무작정 놀기만 하면 개학 후 학교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꼭 계획표를 그려 붙이지는 않더라도 하루 일과 중에서 운동과 독서, 휴식, 공부에 대한 시간 배분을 적절히 하는 것이 좋겠다.

방학 중 대부분의 아이들이 놓치지 않고 하는 공부가 바로 수학 선행이다. 2학기 선행은 잘만 하면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학기 중에는 학년 심화를 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 하지만 선행에 앞서 1학기 수업내용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학원에만 의존하거나 시험위주로 공부를 한 경우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도 그냥 넘어가는 수가 있다.

무엇보다 놓치기 쉬운 것이 기말고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반드시 학습을 해야 한다. 교과서에 실린 개념은 시험 여부를 떠나 상급 학교에 진학했을 때 기본 지식으로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지나갔으니까 대충 마무리하고 새로운 학기 공부를 시작하면 당장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빈 구석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2학기 선행에 앞서 1학기 교과내용을 한 번쯤 꼼꼼히 정리하는 게 좋다.

방학 때의 수학공부는 성적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부가 아니라 실력을 높이는 공부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선행에 연연해 하지 말고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학적 사고의 기본 능력은 언어능력이다. 문장이 두 줄 이상 넘어가면 아이들은 더 이상 문제해결의 의지를 잃어버린다. 주어진 문제가 무슨 의미인지 해석하는 능력은 기호와 숫자로만 간결하게 표시돼 있는 연산문제를 푸는 것과는 다르다. 문장을 읽고 문장이 요구하는 조건과 변수를 수학적 기호로 재배치하는 과정을 빈틈없이 해낼 때 비로소 수학의 즐거움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언어능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다. 수학 원리를 재미있게 풀어놓은 만화책도 좋고 동화책도 좋다. 학년에 따라 수학의 역사나 여러 가지 수학난제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책도 색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책을 읽고 난 후 독후감 형태로 정리하거나 부모님에게 책의 내용에 대해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언어능력도 향상되면서 사고력의 성장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과학 선행학습도 마찬가지다. 여름방학 숙제로 제출하는 과학 독후감이나 탐구보고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형식적인 숙제가 아니라 숙제를 통해 과학적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보자. 과학적 의사소통은 과학과 관련된 생각을 말이나 글 등으로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과학적으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모든 과정이 과학적 의사소통이다.

과학 독후감은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보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중심으로 쓰는 것이 좋다. 책 전체를 모두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인상 깊은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반드시 드러내도록 한다. 표현방식에 있어서도 막연한 감상이나 추상적인 단어는 피하고 구체적인 이유가 분명히 나타나게 써야 한다.

탐구보고서는 어떤 주제를 잡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주제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평소 관심 있는 분야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탐구보고서의 형식은 제목, 준비물, 탐구 내용, 탐구 결과 등을 기록하는데 참고 서적이나 자료가 있으면 곁들이는 것이 신뢰도를 높인다.

방학은 학교 다닐 때 보충하기 어려웠던 과목의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수학이나 과학 실력은 방학이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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