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대항마론 최적, 전국적 지명도는 글쎄…
김태호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하자 "차차기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즉각 나왔다. 18대 대선은 몸집을 키우고 알리기 위한 '생략할 수 없는 과정'일 뿐 정작 목표는 19대 대선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김 후보가 김문수 후보와 벌일 2위 다툼이 볼만하다는 전망을 내놓고도 있지만 '논외 주자'로 보는 여론도 있다.
2010년 8월 9일, 이명박 대통령이 '40대 총리 후보'로 내놓은 김태호 총리 카드(당시 49세)는 10여 일 뒤 김 내정자 스스로 사퇴하면서 불발됐다.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진술한 것과 달리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그 이전에도 만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문회 거짓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당시 "김 내정자가 박 전 회장을 만났든 말든 정면돌파했어야 했다. 박 전 회장을 만났지만 깔끔하게 헤어졌다고 강조했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총리감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장점이 많다. 경남 거창 산골의 가난한 농가 출신인 그는 거창농림고(현 아림고)를 거쳐 서울대 농대에 진학했다. 등록금이 없어 부친의 친구인 고(故) 김동영 의원이 후원자가 됐다. 김 후보는 김 전 의원의 도움으로 농업교육학 학사 학위를 받은 뒤 교육학 석사와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고 이후 김 전 의원 곁에서 정치에 대한 꿈을 키웠다. 최형우 전 장관,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 등 걸출한 정치인들과 인연을 맺고는 각각의 정치 스타일을 체득했다.
김 후보가 총리 낙마라는 상처를 딛고 2011년 4월, 재보선 격전지였던 김해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것은 특유의 '뚝심'과 '친화력' 때문이었다. 당시 야권은 친노무현 인사들이 총출동해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지원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수행원 없이 혼자서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인사했고 '나홀로 유세'로 돌파했다. 요란한 구호나 로고송 없이 허리만 굽혀 말없이 인사하는 '조용한 선거'에 유권자가 진정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총리 지명 당시 '이명박 아바타'라는 별칭을 얻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등을 지내 '성공 스토리'도 충분하다. 총리 후보에서 낙마해 현 정부에 진 빚도 없다. 다만 이 대통령이 염두에 뒀던 여권의 차기 주자였다는 점에서 이미 새누리당의 확실한 대세인 박근혜 후보를 뒤집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같은 경남 출신인 민주통합당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와 경력 면에서 겹치는 것도 김두관 맞춤형 대항마로는 적절할 수 있지만 전국에서 통할 인물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재선 국회의원이지만 아직 중앙정치 경험도 적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프로필
▷1962년 경남 거창 출생 ▷거창농고 ▷서울대 농대 ▷서울대 교육학 석'박사 ▷국회의원 이강두 보좌관 ▷경상남도 도의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 ▷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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