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외' 지역 달성군은 옛 말…예술 마당 풍년일세

입력 2012-07-12 07:48:11

달성문화재단 1주년

달성문화재단이 15일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수성문화재단에 이어 대구 지역 기초단체에서는 두 번째로 출범한 달성문화재단은 '문화 소외' 지역인 달성군에 문화 향유 계층을 확대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재정 출연금 확대가 요원한데다 자체 사업비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은 예상한대로 숙제로 지적된다.

◆지역 고유의 문화 살린 사업 각광

달성문화재단은 기존의 지역 축제와 함께 4대강 사업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달성보와 강정보 개방을 활용한 지역 축제를 잇따라 열었고, 낙동강변 문화예술 어울마당, 달성보 일요 문화장터 등 주민 친화형 문화 사업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달성지역에 숨어있던 문화 콘텐츠를 발굴, 개발하는 성과도 올렸다. 지난해 11월 열린 '향토민요 큰 잔치'는 달성 지역에 숨어있는 소리꾼들을 찾아내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민요를 채록하고 무대에 올려 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달성군의 옛 풍경과 현재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 사업도 진행했다. 달성 옛 모습 찾기 공모전을 통해 1914년 달성군 개군에서부터 1970년대까지의 공산'성북'해안'수성'월배'성서 등 16개 읍면의 옛 모습이나 각종 생활상이 담긴 자료들을 찾아냈다.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 달성군 경관명소 사진 촬영은 현재 모습을 남기는 작업이다.

대구 면적의 48%를 차지할 정도로 넓지만 인구 밀도가 낮은 달성군의 특성상 각 읍면을 찾아가는 문화마당과 일상 생활과 밀접한 눈높이형 전시, 공단 근로자를 위한 재능기부형 콘서트도 30여 차례나 진행했다. 낙동강 물레길을 활성화하기 위한 스토리텔링 사업과 9개 읍면의 특색있는 구전 민요를 찾아내는 '달성의 소리'를 모아서 보존, 교육하는 사업 등도 추진 중이다.

달성문화재단 관계자는 "성인가요나 민요 중심에서 벗어나 클래식 연주나 발레, 연극 등 순수예술 공연이 크게 확대됐고, 대구지역의 예술단체 50여 개가 공연을 여는 등 문화적 수준이 한층 높아진 점도 성과"라고 말했다.

◆자립 기반 확보가 숙제

재단 적립금이 자립 기반을 찾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달성문화재단은 지난해 자체 출연한 재단적립금 20억원으로 시작했다.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100억원에 비해서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당초 달성군은 해마다 20억원 씩을 추가 출연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기약없이 미뤄졌다. 재단 측은 내년부터 기업 메세나 등을 통해 재단적립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자체 사업을 위한 예산도 부족한 형편이다. 올해 전체 사업비 20억원 가운데 자체 사업 예산은 8억원에 불과하다. 그 마저도 지난해 사업비에서 이월된 2억원과 달성백서 편찬 비용 2억3천만원을 제외하면 올해 자체 사업비는 3억7천만원 수준이다. 올들어 기획한 사업은 전무하고 지난해 계획한 사업만 계속 추진하고 있다.

달성군의회는 올해 초 재단이 신청한 예산 32억3천여만원 가운데 재단적립금 20억원을 비롯한 사업비 대부분을 삭감했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자체 기획이나 문화 사업이 없는 문화재단은 단순한 사업 위탁 기관이나 집행 기관에 그칠 공산이 높다"며 "자체 사업을 위한 안정적인 기금 적립이 돼야 지역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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