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상찮은 국제 곡물 값, 미리 대비해야 한다

입력 2012-07-11 11:18:25

정부가 예정보다 2주 앞당겨 어제부터 국제 곡물 관측 시스템을 가동했다. 주요 곡물가의 동향, 수급 상황, 국제 물가 전망 정보를 농수산물 수입'가공, 유통업계는 물론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올 들어 세계적인 이상 기후와 주요 농산물 수출국의 생산 차질 징조에다 국제 곡물가마저 심상찮은 데 따른 조치다. 전문가들은 2008년 일부 국가에서 곡물 폭동까지 빚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 곡물가는 현재 오름세다. 콩은 9일 3%나 올라 t당 612달러로 2008년 7월 최고치 609달러를 넘었다. 옥수수도 최근 값이 하루에만 5% 급등했다. 밀 역시 t당 298달러로 거래돼 사상 최고치 경신을 앞둔 상태다. 한국 식품 물가도 덩달아 뛰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5월 경우 지난해 동월보다 6.4% 급등했다. 34개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 높은 인상률이다.

우린 해마다 많은 곡물을 수입한다. 국제 곡물시장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자급률이 100%가 넘는 것은 쌀뿐이다. 1% 미만인 옥수수를 비롯해 밀 2%, 보리와 콩 20~30% 수준 등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 자급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들 곡물 대부분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농산물 수출국에서 들여온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1988년 이후 최악 가뭄이 덮쳤다. 중국은 가뭄, 홍수 피해로 애가 탄다. 러시아도 극심한 가뭄이라 한다. 우리가 국제 곡물 값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농산물 값은 서민 식탁과 직결된다. 서민 식탁을 위협할 농산물 값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 국제 곡물 시장 흐름을 잘 점검하고 국내 수급 상황에 맞춰 물량 확보, 관세 조정 등으로 가격 상승을 막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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