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과정과 내용 일상어로 표현…자연스럽게 복습
수학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일반적으로 수업시간의 의사소통 방법으로는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등이 있다. 예컨대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도 의사소통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데 그치고 학생들끼리 발표하거나 토론하는 것이 없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없다. 원활한 의사소통 없이 애초의 학습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학에서의 의사소통은 특히 중요하다. 수학에서의 의사소통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직결된다. 왜냐하면 의사소통을 통한 활동이 학생들의 비형식적이고 직관적인 사고를 수학의 추상적 언어와 기호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미국의 전미수학교수협회(NCTM)가 새로운 수학 커리큘럼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의사소통으로서의 수학을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수학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말하는 것은 개념과 원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방법은 수학의 개념과 원리, 문제풀이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그림이나 글로써 표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수학적 개념을 일상 언어로 나타내면 수학의 유용성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수학공부에 친근감을 느끼게 되며, 이는 높은 학습동기로 이어진다.
이렇듯 수학을 의사소통방법으로 글로 쓴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풀이 과정을 적는 것은 아니다. 물론 문제풀이 과정을 적는 것도 아이디어와 과정을 명료하게 하고, 논리적 추론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문제풀이의 기록보다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상위인지(meta-cognition)의 글로 쓰는 것이다. 상위인지는 쉽게 말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을 의미한다.
일상 언어와 수학 개념을 연결시키는 대표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수학일기다. 수학일기라고 해서 쓰는 방법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수학 공부를 하고나서 공부한 과정과 내용을 일기 형식으로 작성하면 된다. 이런 일기를 쓰면 학생은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체계화하는 기회가 된다. 또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또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점검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상위인지 능력의 향상을 말한다.
수학일기도 다른 일기처럼 미루면 쓰기 힘들다. 수학 수업을 한 그날 배운 학습에 대한 이해와 과정을 생생하게 쓰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그날그날 배운 내용을 기억하기 쉽고 자연스레 복습의 효과도 볼 수 있다. 더구나 수학일기는 학부모나 선생님에게 학생의 학습 성취도와 학업 동기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제공한다. 수학일기를 통해 그 학생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철수가 '소수'를 배운 뒤 쓴 아래의 수학일기의 사례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소수란 나누어 지지 않는 수로 1, 2, 7 등을 말한다. 반대로 나누어지는 수를 인수라 한다. 또 소수가 아닌 수를 합성수라고 한다…' (철수의 수학일기)
철수의 일기를 보면 수업시간에 배운 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철수는 소수(약수로 1과 자기 자신만 갖는 수)와 합성수(1과 그 자신 이외의 수를 약수로 가지는 자연수)에 대해 어렴풋하게 이해하고 있다. 말하자면 그 이름은 알고 있지만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기에 나타난 내용을 보고 철수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보충, 확장, 심화 등의 학습활동을 적절하게 제시해 줄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어렵다고 한다. 그 원인 중에는 수학은 일상 속의 친근한 학문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탓이 크다. 그런 점에서 수학을 일기로 써 보는 것은 일상생활 속으로 수학을 끌어오는 것이다. 아무래도 친해지면 친구가 된다. 수학일기를 쓰다보면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수학친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수학친구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학칭찬'이 수학친구를 만든다.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하는 것이 아니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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