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 제작된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과 2001년에 극장판으로 선보인 '카우보이 비밥 : 천국의 문'은 재패니메이션 마니아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 제작시점부터 지금까지 침이 마르도록 극찬을 받으며 두고두고 회자 되고 있는 작품이다.
물론 한편에서는 장르적 취향이 자신과 맞지 않다거나 필요 이상으로 높게 평가되는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라는 묘한 심리로 해당 작품을 외면하는 이들도 많았다. 필자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데 SF와 서부극을 연상시키는 액션 등이 혼재된 다중 장르가 매우 어수선하게 느껴졌고 실사영화도 아닌 애니메이션 1편에 주위에서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당시 전적으로 실사영화만을 공부하고 있던 필자의 무지로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무한한 스토리텔링 구조와 제작 완성도 자체에 대한 몰이해가 원인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10년 이상 흘러 우연한 기회에 다시 관람하게 된 극장판은 박진감 넘치는 영상과 아기자기하고 임펙트 있는 이야기 전개로 찬사를 보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의문 한 가지가 있었는데 작품에 환호했던 이들의 뇌리에 있는 여운이 생각보다 꽤 길게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이 그토록 시리즈 전편의 DVD를 소장하고 있는 이들조차도 작품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게 했던 것이었을까? 필자는 그 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TV 시리즈 전체를 관람했고 시리즈의 완성도는 어떤 면에서 극장판보다 높은 편이었지만 명확하게 마니아들의 정서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상당한 시간이 흘러 해당 작품보다 더 완성도 높은 최근 작품들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물론 이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모든 역량이 집중되었던 1990년대 후반 일본의 제작시스템과 작가의 열정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이야기 속 메인 주인공인 '스파이크'와 비밥호에 탑승한 동료의 결핍된 눈동자와 이를 채우려는 듯 생사를 넘나드는 삶을 이어가는 역동적인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필자의 마음 속에도 역시 주인공들에 대한 어떤 그리움이 퍼져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이는 매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임이 분명하지만 이런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된 명작의 가치는 이처럼 부정하려 해도 어느 순간 다시 강렬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나고 오랜 기간 이를 관람한 관객의 마음 속에 자리 잡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한다.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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