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64%가 숲인 나라, OECD 회원국 중 산림률 4위, 산림의 공익적 가치 약 73조원. 통계 수치만 봐도 잘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를 이야기할 때 숲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그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는 숲, 이러한 숲의 가치를 네 차례에 걸쳐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지금 전국 각지에서는 물과의 사투(死鬪)가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 흔히 경험했던 홍수로 인한 물난리가 아니다. 가뭄이 극심한 가운데 지난주말 그야말로 단비가 내렸지만 양이 기대에 못 미쳐 여전히 전국 대부분 지역의 가뭄지수는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는 또 있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타들어가는 대지의 해갈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 지난해와 같은 국지성 호우가 내릴 경우 숲이 일시에 저장할 수 있는 물의 양이 포화상태를 넘어서 산사태 등 산림재해 발생이 심각하게 우려되기 때문이다.
◆인명'재산 피해를 막아주는 숲
이러한 현상은 기후변화와 맞물려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세계 전역에서 빈발하고 있는 극심한 폭우와 가뭄이 엘니뇨의 전조 현상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기상이변은 이달부터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동시다발적으로 내린 게릴라성 호우로 축구장 1천200여 개에 해당하는 824㏊의 산림과 재산이 피해를 입고 43명이 사망했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후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여름철 산림재해에 대한 철저한 대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 특성상 연평균 강수량의 약 70%가 7, 8월에 집중돼 있어 산림당국은 오래전부터 이에 대한 인적'물적 대비를 해오고 있다.
그 어떤 것보다도 황폐화되고 헐벗었던 지난 1970년대부터 심은 약 110억 그루의 나무가 갑작스런 수해 발생 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견고한 1차 방어선이 되고 있다. 잘 가꾸어진 숲은 뿌리가 깊고 넓게 퍼져 토사가 유출되는 것을 잡아주고, 갑작스런 빗물을 임시로 저장, 이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산사태를 사전에 막아주는 '녹색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것. 현재 우리 숲이 머금은 물의 양은 190억t에 이르며 이는 소양강댐 최대 저수량의 약 7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사후복구보다 사전예방이 우선
남부지방산림청에서는 장마철 폭우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절기를 앞두고, 해빙기부터 사전점검을 완료하는 한편 사방사업 준공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인명'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생활권 중심 지역을 최우선으로 선정해 사방댐 43개소 등 시설을 완료했으며 산사태 취약지 228개소에 대한 실태조사 계획을 지난 2월 수립, 현지조사를 일찌감치 마무리 지었다.
김해'밀양 등 산사태 위험지역 5개소와 구제역 가축 매몰 지역 4개소는 점검과 동시에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부분에 ▷배수로 정비 ▷임시 비닐 덮기 ▷접근금지 경고판 설치 등 복구를 완료했다.
아울러 산림사업을 위해 도로를 낸 지역 1천2㎞, 산지가 다른 용도로 전용된 지역 80㏊ 등에 대해서는 5월 말 이전과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사면녹화'횡단배수로 개설 등 보수 조치를 취한 상태다.
이와 함께 영남지역 산림재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지원을 위해 지난 5월 15일부터 '산림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오는 10월까지 5개월간 운영되며 지자체, 유관기관과 함께 태풍'호우 재난 위기경보에 따라 탄력 대응할 계획이다.
◆영남지역 산림재해 3년 연속 Zero 도전
남부지방산림청과 5개 관리소에서는 지난해 서울 우면산과 춘천 산사태를 계기로 실시하고 있는 현장중심의 산사태 위기대응 모의훈련에도 적극 참여해 오고 있다. 집중호우를 가정한 산사태 예측 정보가 전송되면 '상황수신여부⇒경보발령 등록⇒상황대응'관리⇒ 해제' 등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 상황발생 시 유기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 긴급 상황 발생 시에는 자체 보유하고 있는 굴삭기'덤프트럭 등 장비 65대와 포대'비닐 등 응급 복구자재 2천여 점 등 가용 인력과 자재를 총동원해 주민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김판석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철저한 대비를 통해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임무다"며 "사전에 점검한 지역도 수시로 재점검하는 등 방심하지 않고 근무에 임하여 영남지역 산림재해 3년 연속 Zero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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