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2일 오전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세종시 출범식에 박 전 대표는 참석했지만 이 대통령은 가지 않았다. 대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서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입장이 뒤바뀌었다. 이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처음 참석한 것이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새누리당과 청와대 등 여권이 최근 안보 공세를 강화해 왔다는 점과 맥락을 같이한다.
반면 지난해까지 매년 기념식에 참석해 오던 박 전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불참 이유에 대해 2일 "다른 외부 일정이 있었다"고만 밝혔다. 기념식에는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비박 주자 3인방도 모두 참석, 대조를 이뤘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 및 비박 주자들과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러워 박 전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했다. 민주당 대선주자 중에선 손학규 고문만 참석했다.
세종시 출범식이 열린 2일 오전, 국회는 19대 국회 첫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과 2명의 부의장 등 의장단을 선출했다. 이날 오후 개원을 위한 필수적인 절차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본회의 참석 대신 세종시행(行)을 택했다. 박 전 대표가 이날 세종시 출범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 대통령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세종시 수정안'에 정면으로 반대하면서 세종시를 지켰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19대 국회 개원식에는 참석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이 대통령 및 현 정부와 거리를 두겠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마저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 3일로 예정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으로 현 정부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당장 새누리당 일부에서 차세대 항공기사업, 인천공항 매각 등 대형 현안에 대해 결정을 차기정부로 미룰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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