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죽은학생 정신병자 몰다니…유가족 두번 울리는 교육당국

입력 2012-06-20 11:34:21

"학교폭력 때문에 죽은 우리 아이가 두 달이 지난 지금,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심리검사를 근거로 보도자료를 배포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도 모르는 그런 검사가 어디 있나요. 왜 안타깝게 숨진 아들을 두 번 죽입니까'''."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영주의 중학생 어머니의 절규다. 이 사연은 SNS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 각종 홈페이지 등을 뜨겁게 달구며 전국으로 확산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16일 영주의 한 중학생 A군의 자살사건이 발생 한 직후 학교 측이 경상북도교육청에 보고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때문이다.

A군의 어머니는 "자살 고위험군이라는 이야기는 아들이 숨지고 난 후 언론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부모도 모르는 고위험군이 어디 있느냐"면서 "그냥 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는 들었고 상담을 받으라고 했을 뿐이다. 교육청의 발표는 자식을 두 번 죽이는 꼴 "이라고 말했다.

당시 B중학교가 경상북도교육청에 보고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자살학생에 대한 지도과정'이란 제목으로 ▷2011년 5월 24일 정서 행동발달 심리검사 실시 ▷자살 위험도 수치 고위험군 판별 ▷3차에 걸쳐 부모에게 치료 권유 ▷보호자 동행 전문병원 방문상담 3회 ▷전년도 담임교사가 금년도 담임교사에게 고위험군 학생으로 별도 관리하도록 인계 등 내용을 담았다. 또 2011년 11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외부강사로부터 8회에 걸쳐 원예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군의 어머니 등 유족은 자료 내용이 대다수 엉터리라며 명예 회복을 위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B학교 관계자는 "원예치료는 인성교육프로그램을 잘못 이야기한 것이고, 자살 '고위험군'은 '주의군'을 잘못 표현한 것이다. 표현이 잘못된 부분이 브리핑 자료로 만들어져 기사화돼 유족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정신병원 전문의는 "'자살 고위험군'이란 물건을 때려 부수는 등 감정 기복의 변화가 심하고, 자살을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큰 사람을 일컫는 말이고, '주의군'은 전문기관의 심층사정평가 또는 관심이 필요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엄연히 구분된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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