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한여름 같은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서 가끔은 긴팔 옷이 필요하다. 지난달부터 한 달 넘게 범어네거리에서 출근시간쯤에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자세히 보니 어떠한 결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항의하는 치과의사들이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유디치과를 편들기 하며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자 이에 항의하는 치과의사들의 침묵 1인 시위이다. 이러한 1인 시위는 공정위 본원이 있는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사무소가 있는 대구, 부산, 대전, 광주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나도 지난달에 1인 시위에 동참했다. '공정위의 결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피켓을 들고 한 시간 정도 침묵시위를 하고 있으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시위를 한다고 공정위의 결정이 달라질까? 그리고 공정위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것이 알려지기는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전에 읽은 미국의 반전운동에 대한 일화가 생각났다.
1965년에 미국은 베트남에 20만 명 이상의 군인을 파병하면서 역사상 유례없는 폭격을 퍼부었다. 폭격으로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이 늘어나자 백악관 앞에는 밤마다 머스트라는 사람이 조용히 촛불을 들고 서 있었다.
머스트는 조용히 존슨 대통령에게 전쟁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 저녁 한 기자가 백악관 앞을 지나다 빗속에 홀로 서 있는 머스트를 발견했다. 기자는 "머스트 씨, 당신이 밤마다 촛불을 들고 여기에 서 있다고 해서 이 나라의 정책이 바뀌리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조롱어린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머스트는 정색을 하며 "천만에요. 저는 나라를 변화시키기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게 결코 아닙니다. 나라가 나를 변질시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대답하자 기자는 조용히 가던 길을 갔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 뒤에는 최고 75만 명이 반전시위에 참석했고 마침내 미국은 1972년에 베트남에서 철수하였다.
최근 공정위의 결정과는 다르게 경찰청은 몇 개월간에 걸친 압수수색 등을 통해 무허가 치아 미백제를 시술한 유디치과 산하 치과의사 43명을 검거하고 그룹 대표를 수배하는 등 유디치과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
공정위의 결정을 보면 어떤 사람이 불법과 안전성을 무시한 채 싼 가격으로 상품을 팔고 있어도, 영업을 방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불공정 행위로 시정되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오늘도 치과의사들의 1인 시위는 전국에서 전개되고 있다. 공정위의 결정을 철회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치과의사로서의 양심이 변질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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