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키우겠다" 부모 욕망, 아이들도 과소비 악순환

입력 2012-06-15 07:02:26

키즈산업의 고급화'프리미엄화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측면에서는 순기능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고로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욕망 때문에 자칫 아이들이 과소비 풍조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자녀를 매개로 한 부모들의 과시적 소비 행태는 그대로 자녀들에게 전염될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명품 옷을 입은 아이가 어른들로부터 예쁘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런 옷들을 살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명품을 살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면 어떻게 될까? 얼마 전 중'고등학생들이 노스페이스 점퍼에 특정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선망한 나머지 범죄까지 저질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따라서 올바른 소비 행태를 어렸을 때부터 학습시켜줄 필요가 있다. 가장 바람직한 교육은 올바른 소비행태를 엄마가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말이나 행동을 배우듯 소비 행태도 똑같이 따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시적 소비를 즐기는 부모 아래서는 과시적 소비를 탐닉하는 자녀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나왔다. 부모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아이들이 까닭 없이 좋아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엄마가 명품으로 치장하기 좋아한다면 아이도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

키즈산업 기업들도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 회사의 무분별한 광고는 비판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광고를 명확히 구별하고 부수적인 경품을 강조하는 표현 금지 등 어린이 광고의 국제 규제 기준 등을 국내에 도입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시각에서 생각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도 기업들로선 고민해야 할 일들이다.

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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