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의원 2명 입당으로 29명 전원이 새누리당 소속
대구가 또 한 번 '불명예'를 안게 됐다. 4'11 총선에서 대구지역 12개 국회의원 선거구 전부를 새누리당이 석권한 데 이어 대구시의회(29명·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의원 5명 제외)마저 새누리당 일색으로 바뀌게 됐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특정 정당이 모든 의석을 독식하는 곳은 대구가 유일해 자치단체 견제라는 지방의회의 기능이 송두리째 마비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21일 오전 당원자격심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무소속인 이성수(63)'윤성아(35) 시의원의 입당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0'26 재보선을 통해 4선이 된 이 의원은 이미 입당 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윤 의원은 14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주 내에 원서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5월 같은 당 주문희 시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친박연합' 비례대표를 승계했으나 소속 당이 총선에서 2% 이하의 득표율을 기록, 해산되면서 무소속 신분이 됐다. 이에 앞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된 박성태 시의원은 4월 총선 직후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대선 승리와 지역 새누리당의 화합 차원에서 입당을 허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8일 치러지는 대구시의회 의장 선거도 '그들만의 리그'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됐다.
이들 의원의 입당이 결정될 경우 대구는 전국 16개 광역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정당이 모든 의석을 차지하는 의회가 된다. 지역색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광주'전남이나 대전'충남의회에서도 특정 정당의 과점 현상은 있지만 정당별로 골고루 섞여 있다. 경북도의회에도 민주통합당 1명, 무소속 5명의 의원이 활동 중이다. 서울 등 일부 광역의회는 10인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별로 교섭단체를 구성, 의회운영과 관련한 사항을 의장과 협의토록 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의회의 '일당 독식 체제'는 대구시의회 자체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이다. 대구시의회 사무처 한 관계자는 "1대 의회부터 현재 6대 의회까지 새누리당(전신인 한나라당 등 포함) 소속이 아닌 의원이 1명 이상씩은 있었다"며 "대구시의회마저 새누리당이 독점하게 된 것은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지역구를 독식한 영향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구시의회의 경우 2010년 펴낸 '의회수첩'에도 시의원들의 소속 정당을 명기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가뜩이나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종속된 실정에서 사상 유례없는 특정 정당의 지방의회 독식은 지방자치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구시의 경우 행정 수반인 김범일 시장도 같은 당 소속인 만큼 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제동장치 역할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경북대 행정학부 하혜수 교수는 "의회 내에 정당 다양성이 있어야 정책 경쟁이나 견제가 이뤄질텐데 한통속이라면 소신이나 개인의 전문성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제 폐지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