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야, 너 참 똑소리 나는구나"

입력 2012-06-12 07:13:47

여름 필수가전으로 인기몰이…기능 빵빵 신제품들 잇단 출시

'제습기로 여름철 보송보송한 실내 환경과 냉방 절전 효과를 한 번에'.

국내 제습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가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제습기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습기를 이용하면 절전 효과도 볼 수 있어 여름 필수 가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체감온도 낮추고, 전기요금 아끼고, 빨래 건조시간 줄이고

제습기는 공기 중 습기를 물로 변화시키고 습기를 제거한 공기를 내보내는 가전제품이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후 변화로 최근 몇 년 간 제습기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습기 시장은 2009년 4만 대 수준에서 2010년 15만 대로, 지난해에는 20만 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판매량이 35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의 적정 습도는 40~60%로 여름철 습도가 높아지면 바이러스, 진드기, 곰팡이 등이 번식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제습기를 통한 습도 조절이 필요하다.

제습기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틈새 가전 정도였지만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비가 자주 오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장마철에 제습기를 이용하면 하루 최대 10ℓ까지 습기를 빨아들일 수 있다.

게다가 4월부터 초여름 날씨가 시작되면서 제습기가 필요해지는 시기도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습도를 줄이면 체감온도가 낮아진다는 점 때문에 제습기를 사용하는 가정도 많다. 제습기의 평균 소비전력이 에어컨의 5분의 1 수준이라 전기요금의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정부의 여름철 실내 온도 26도 규제 때문에 에어컨을 맘껏 틀 수 없는 건물에서는 제습기가 필수가 됐다는 점도 제습기 판매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제습기를 찾는 손님들이 많은데 주로 사무실 등에서 실내온도를 낮출 수 없어 대신 습도를 낮춰 더위를 피하려는 분들"이라며 "가정집에서는 여름 장마철에 습도를 낮춰 빨래가 빨리 마른다는 점 때문에 제습기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에어컨, 정수기 업체들의 신제품 행렬

제습기의 인기로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제조업체들은 라인을 강화해 제습기 시장을 노리고 신규 진입 업체들도 빠르게 느는 추세다. 주로 냉방기기와 정수기로 유명한 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제습기가 습기를 물로 응결시키는 기술에 냉장기와 정수기 기술이 이용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2012년형 제습기는 항상 40~60% 건강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만수 감지 기능으로 수위를 확인할 수 있고 제품에 호스를 연결하면 물통을 비우는 수고도 덜 수 있다. 신제품은 제습 용량 10ℓ인 가정용 3종, 제습 용량 24ℓ, 33ℓ인 업소용 2종으로 총 다섯 제품이 출시됐다.

LG전자 제습기(LD-107DDR)는 10ℓ 용량으로 의류 건조, 신발 건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강력한 제습 성능과 함께 타이머 작동 기능, 3단계 풍량 조절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LG전자는 제습기 매출 상승에 힘입어 라인업을 강화해 출시할 예정이다.

에어컨과 김치냉장고로 유명한 위니아만도는 제습 기능과 함께 가습, 청정, 제균 등의 기능을 추가한 '위니아 에어워셔 프리미엄 디럭스(AWD-50PTWC)'를 선보였다. 하루 7ℓ 제습 용량으로 소음이 적고 저소음 컴프레서를 사용해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웅진코웨이와 동양매직은 올해 처음으로 제습기 시장에 뛰어 들었다. 웅진코웨이의 '케어스 제습기'는 2단계 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제습과 함께 유해물질도 제거한다. 벌집에서 추출한 천연 항균물질을 필터에 적용해 먼지와 각종 유해세균'곰팡이 등을 제거할 수 있고 제습용량이 15ℓ에 달한다. 웅진코웨이는 신제품 출시 한 달 만에 1만5천 대를 판매하면서 제습기 시장에 입성했다.

동양매직은 온도 차이로 물이 고이는 결로 현상을 방지해주는 제습기를 출시했다. 자동으로 습도를 조절하고 물이 꽉 찼을 때 자동으로 동작을 멈추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에어컨, 정수기 등 냉각기술을 가진 업체들의 새롭게 제습기 시장을 노리고 있는 양상이다"며 "제습기가 여름철 필수 가전으로 인식되면서 신규 진출 업체들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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