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식당만 왜 붐빌까?…외식 기준도 웰빙

입력 2012-06-08 10:06:06

단순 국내산 표시론 부족 "시골어머니가 보냈어요"

'우리 농장에서 키운 농산물, 안심하고 드세요.'

외식업계에 국내산, 수입산 등의 원산지뿐 아니라 농장과 생산자까지 알려주는 '얼굴 있는' 농산물 붐이 불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농장과 계약재배를 통해 농산물을 공급받거나 직접 텃밭이나 농장을 운영하는 식당들도 많아진 것.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에 위치한 막창 전문점 '동봉'은 신선한 채소와 나물을 한 상 가득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채소들은 동봉의 배만철 대표가 3천300㎡(1천여평) 규모의 팔공산 농원에서 친환경 유기농 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것들이다. 채소뿐 아니라 김치나 간장, 된장 등 기본 반찬 재료들도 모두 농원에서 만든 것들이다. 배 대표가 직접 기른 채소를 손님들에게 선보인 것은 벌써 20년이 넘었다.

배 대표는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 양심적으로 기른 친환경 채소를 제공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농장에서 조달하지 못하는 물량은 유기농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에서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돼지 꿈꾸는 집'은 어머니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식당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재민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키운 채소와 반찬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는 어머니 정복순 씨가 농사를 직접 짓고 있는 사진들이 걸려 있어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받는다는 신뢰감과 동시에 어머니의 푸근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곳의 단골인 김주현(31) 씨는 "원산지 표시가 아닌 진짜 농산물을 기른 분의 사진을 함께 볼 수 있는데다 사장님의 어머니라고 하니 더 믿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산자를 만나고 음식 재료가 재배되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있는 식당도 있다. '유기농 뜨락 이플'의 이플은 간장, 된장, 마요네즈 등 양념류까지도 유기농으로 재배된 식자재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한다. 매장에는 사용된 식재료가 재배된 전국의 유기농 농장과 100여 명의 농사꾼 이름이 빼곡히 적힌 '음식 재료 이력서'가 걸려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안성남 대표는 틈날 때마다 농산물 재배 농장과 양념류 제조업체에 들러 현장을 확인한다.

안 대표는 "유기농이라는 간판을 걸고 음식을 만드는 만큼 직접 눈으로 현장을 확인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음식 재료 이력서는 제대로 된 유기농 제품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손님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식재료의 원산지뿐만 아니라 농장, 생산자까지 알려주는 얼굴 있는 농산물 확산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멜라민 파동 등 최근 수입산 식품 문제가 자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도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외식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유기농과 함께 손님들이 생산자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사진=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원산지 표시를 넘어 농장과 생산자까지 표시한 농산물을 이용하는 식당들이 많아졌다. 농장을 운영하면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손님들에게 내놓는 수성구 동봉식당.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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