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변신중] 골목상권 '메뉴' 차별화

입력 2012-05-24 14:07:24

열쇠고리·손거울…커피보다 빛나는 '커피집 조연'

최근 창업시장에 수많은 사람이 뛰어들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들까지 창업 전선에 가세하면서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창업이 어렵다는 말이다. 특히 카페의 경우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골목상권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자본의 힘에 휘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커피전문점의 단순한 메뉴 구성을 보완한 멀티카페가 골목상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착한 가격에 맛있는 메뉴, 그리고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복합카페는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업종이다. 대구 중구 동성로를 비롯해 수성못, 앞산 카페거리 등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매장을 복합문화카페로 특성화하는 등 복합문화카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사과나무=중구 봉산문화거리에 있는 플라워 카페다. 카페 입구에 각종 허브와 꽃이 가지런히 있어 찾는 이를 즐겁게 한다. 허브와 꽃향기에 이끌려 카페로 들어가면 카페 한쪽에 꽃 판매점이 마련돼 있다.

문화의 거리다 보니 꽃 수요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 당연히 매출도 괜찮은 편이다. 카페 한 직원은 "꽃과 카페,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요"라며 "차를 마시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기억해내고 꽃을 사가는 손님들도 많다"고 했다.

▶모가=중구 대봉동 청운맨션 맞은편 골목에 있는 카페 모가는 한옥을 개조해 꾸민 카페다. 이 카페에 들어서면 우선 커피 향보다 빵 굽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쿠키나 케이크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

쿠키와 케이크는 유기농 재료만 사용하며 당일 구운 것만 판매한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커피보다 쿠키, 케이크 마니아가 생길 정도다. 쿠키는 6, 7종류, 케이크는 10여 종류나 된다. 그중에서 달걀흰자와 코코넛 가루로 만든 쿠키와 당근'복숭아 케이크가 인기다.

이곳 정유경 대표가 직접 반죽해 오븐에 굽는다. 정 대표는 "생각보다 재료비가 비싸 수익은 별로 남지 않는다"며 "입소문을 타고, 특히 여성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카페트리=도시철도 1호선 대명역 부근에 있는 카페트리는 각종 소품을 판매하고 있다. 휴대전화 줄을 비롯해 열쇠고리, 메모꽂이 등 모두 핸드메이드 제품이다. 또 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꽃병 등도 판매하고 있다. 카페 한쪽 자투리 공간에 전시대가 꾸며져 있다. 이화 대표는 "처음에는 인테리어도 되고 눈요깃거리로 전시했는데 손님들이 '예쁘다'며 한두 개씩 사가더니 요즘은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소품들을 추가했다는 것.

▶반디=수성구 수성4가 교보생명 맞은편 카페 반디에서는 규방공예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반지를 비롯해 목걸이, 브로치, 손거울, 반짇고리. 향주머니, 책갈피, 노리개 등 다양하다.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은 모두 배지선 대표가 직접 만든 것.

배 대표는 "커피숍이 보통 서구적인 인테리어를 하는데 동양적인 멋을 추가하고 싶어 취미활동으로 하고 있는 규방공예품을 갖다놓게 됐다"고 했다.

손님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규방공예품이어서 그런지 신기해하고 궁금해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당연히 판매로 이어졌다. 본인이 갖고 싶거나 선물하기 위해 사가는 손님들이 늘기 시작했다. 수요가 많아 원하는 물건을 제때 갖다 놓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배 대표는 "수익에 큰 도움은 되지 않지만 '예쁘다'면서 찾는 손님이 많아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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